우리의 주식 계좌가 망가지는 이유.

by 글쓰는 범고래


피터 린치는 아마추어 투자자가 전문가보다 엄청난 이점을 갖고 있기에 전문가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평균도 넘어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럴 수 있는 이유 중 중요한 하나는 무엇보다 아마추어는 규모가 작은 포트폴리오를 소유하기 때문에 탁월한 종목 하나만 있어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5 종목(팔란티어,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 로켓랩)을 보유 중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6 종목이었지만, 세금 목적으로 반 토막 났던 한 종목을 대부분 매도하면서 5 종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처음 주식을 할 때는 나 역시 많은 종목을 보유했었다.


좋아 보이는 종목은 급히 매수하면서 수익이 나면 매도하고 다시 다른 종목을 매수하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나의 계좌에 남은 종목들은 온통 파랗게 질려있는 상태가 되었다. 매수하여 수익이 조금 나고 있는 종목은 팔고, 손실이 난 종목은 오르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를 반복하니 포트폴리오에는 부실기업만 남은 것이다.




피터 린치는 강세장이 시작되기 전 약세장에서 10 종목을 보유한 포트폴리오를 가정하여 이 포트폴리오에 대박 종목 하나가 추가되었을 때 수익률이 어떻게 극적으로 변하는지 설명하였다.



1980년 12월 22일 A 포트폴리오에 1만 달러를 투자하여 1983년 10월 4일까지 보유했다면, 거의 3년 동안 1만 3,040달러로 늘어나 총수익률은 30.4% 수준이 된다. 이는 같은 기간 S&P 500의 총수익률이 40.6% 임을 감안하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포트폴리오에 스톱 앤드 숍이라는 종목이 추가되면 1만 달러는 두 배 이상 불어나 2만 1,060 달러가 되고, 총 수익률 110.6%가 되면서 월가에서도 자랑할 수 있는 수익률로 변하게 된다. 결국 한 종목만 제대로 고른다면, 나머지 종목 모두에서 실수를 저질러도 여전히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대박 종목을 선택할 수 있느냐다. 어떻게 종목을 선택할 것인지는 개인마다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투자를 하다 보면 내가 보유했던 종목이 매도 후 엄청난 상승을 하면서 2배, 3배 심지어 10배의 종목이 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리고 우리는 커다란 자괴감에 스스로를 자책한다.


결국, 종목 선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내이다.


피터 린치를 전설적인 투자자로 올려놓은 마젤란 펀드의 대박 종목들도 압도적 수익에 도달하는데 3년~10년이 걸렸다고 한다(아직도 회자되는 마젤란 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거의 30%에 육박했지만, 그로 인해 큰 수익을 올린 개인은 의외로 적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개인들은 그 기간을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종목의 선택이 끝났다면,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수익이 나기 시작하고 필요한 것 역시 인내하고, 또 기다리는 것이다.




2020년 미국 주식을 투자하면서 지금까지 보유 중인 종목 중 5년 이상 보유 중인 종목은 구글, 엔비디아, 팔란티어다(테슬라는 작년 4월부터, 로켓랩은 작년 10월부터 보유 중이다).


2020년 미국 주식 투자 이후 가장 큰 손실이 발생한 시기는 역사적 하락장의 바닥이었던 2022년 가을쯤으로 기억한다. 2021년까지 구글과 엔비디아의 수익으로 전체 계좌가 무너지지 않았지만, 2021년 200% 수익률을 보이던 엔비디아가 차츰 하락하면서 결국 제자리로 돌아갔고, 결국 전체 계좌도 무너졌다.


하지만, 2022년 시장이 바닥을 찍고 본전까지 왔던 엔비디아도 다시 급상승을 하면서 나의 계좌도 살아났다.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팔란티어가 -80%의 손실이 났을 때에도 포트의 10% 정도만 차지하던 엔비디아의 놀라운 상승이 나의 전체 계좌를 수익으로 올려주었다.

이때의 경험으로 나는 피터 린치가 말한 대박 종목 하나의 위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엔비디아가 놀라운 수익률을 올리고, 팔란티어 역시 바닥을 찍고 큰 상승으로 돌아서기까지 (피터 린치가 말한 것처럼)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에서 수익이 나는 종목들을 일찍 걷어내면 결국 '미운 놈'만 남게 된다. 그리고 '미운 놈'이 '고마운 분'으로 변하기까지 기다려주지 못하면 나의 포트폴리오는 언제나 부실기업만 남게 된다.


성장주는 꽃을 피울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고, 우량 기업은 최대한 오래 보유해야 한다. 그 이후는 시장이 알아서 나의 계좌에 복리의 효과를 증명해 준다. 이것이 내가 이해하는 장기투자자가 승리하는 방법이다.


모든 종목에서 돈을 벌 필요가 없다.
우리가 입는 손실은 투자한 금액으로 한정하지만(주가는 마이너스로 내려갈 수가 없다),이익은 상한선이 없기 때문이다.
대박 종목 몇 개만 있으면 평생의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피터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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