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수뜨라 #2
지난 수업 마지막 문장을 소환하면서 오늘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오늘 수업은 문법 수업이니까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요가는 마음 작용 억제이니.
योगश् चित्त वृत्ति निरोधः
yogaś citta vṛtti nirodhaḥ
요가슈 찟따 워릿띠 니로다하
동사도 없이 명사로만 문장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거의 동사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요가수뜨라의 특징이라면 특징이지요. 요약, 압축하려면 어쩔 수 없겠지요? 우리도 노트 필기나 메모할 때 주요 개념만 명사 중심으로 적어놓지 않나요? 더욱이 이 문장은 가급적 be 동사를 생략하는 산스끄리뜨 어법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yogaś는 원래 yogaḥ(yoga의 단수 주격)지만 c[쯔]를 만나서 ś[슈]로 연성되었습니다. citta는 마음을 뜻합니다. √cit(알다)에서 왔지요. vṛtti는 작용이나 움직임을 말합니다. √vṛt(돌다)에서 온 말입니다. nirodhaḥ도 원형은 nirodha로 억제, 차단을 뜻하지요. √rudh(막다)에서 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설명을 덧붙여야겠네요. ḥ는 위사르가(विसर्ग, visarga)라고 하는데, '밖으로 흐름'을 뜻합니다. 이 위사르가는 독일어에 잘 살아있지요. Ich liebe dich(이히 리베 디히)나 Johan S. Bach(요한 세바스티안 바하) 할 때처럼 앞 모음의 결 따라 뒤에 바람 세는 소리를 내면 됩니다. 예컨대 모음이 아로 끝나면 아 입모양으로 바람을 내보면 됩니다. 이렇게요. “아ㅎ”. 우리말 표기는 어쩔 수 없이 히,하,후,호,흐로 하겠지만, 그냥 바람 소리라는 걸 잊지 마세요.
위사르가(ḥ)는 명사의 격을 나타내거나 한 문장이 끝났음을 표시할 때도 사용합니다. 격으로 사용 시 뒤에 오는 단어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한답니다. 이미 앞에서 몇몇 사례를 목도하셨지요? 이참에 한번 정리해드릴게요. 저도 처음에 문법에 관한 별다른 지식도 없이 라틴화한 산스끄리트 문헌을 영문 번역이랑 맞춰보면서 어떨 때는 요가하(yogaḥ)라고 쓰고, 어떨 때는 요가슈(yogaś)라고 쓰고, 심지어는 요고(yogo)라고도 쓰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지요. 아래에 예를 들어 설명해놨으니 참고하시길 바라고요. 아래 사례 외에도 연성 법칙은 너무나 복잡해서 머리에 쥐가 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관심 없으신 분은 그냥 쓱 보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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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ḥ가 무성음 p, ph, k, kh, ś, ṣ, s를 만나면 그대로 ḥ * ḥ → ḥ
예) yogaḥ + samādhiḥ = yogaḥ samādhiḥ
② ḥ가 무성음 c, ch를 만나면 ś로 변신 * ḥ → ś
예) yogaḥ + cittam = yogaś cittam
③ ḥ가 무성음 ṭ, ṭh를 만나면 ṣ로 변신 * ḥ → ṣ
예) yogaḥ + ṭīkā = yogaṣ ṭīkā
④ ḥ가 무성음 t, th를 만나면 s로 변신 * ḥ → s
예) yogaḥ + tat = yogas tat
⑤ ḥ가 유성음 g, gh, ṅ, j, jh, ñ, ḍ, ḍh, ṇ, d, dh, n, b, bh, m, y, l, r, v, h과 단모음 a를 만나면 앞 모음은 탈락하고 o로 변신. * ḥ → o
예) yogaḥ + dharmaḥ = yogo dharmaḥ
⑥ ḥ가 모음 ā, i, ī, u, ū, ṛ, ḷ, e, ai, o, au를 만나면 원형 그대로 사용. * ḥ → 탈락
예) yogaḥ + ānandaḥ = yoga ānanda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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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마음 작용 억제는 대체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