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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탐식가 Jul 18. 2020

투자는 마라톤

직장인 주식 투자자로 살아가기

많은 직장인들의 주식 투자 동기는 다음 한마디로 요약된다.

경제적 자유

지긋지긋한 회사 생활 청산하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즐기는 여유로운 삶. 직장인이라면 주식 투자의 내적 동기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고 싶은 욕망이 클수록, 100미터 육상선수처럼 짧은 시간에 승부를 보려 한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단기간에 부자가 되려고 할수록 '수익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수익률의 함정

한 번쯤은 다음과 같은 수익률 그래프를 꿈꾸면서 주식 시장에 입문한다. 매년 수익률 100%를 달성한다는 가정이다. 1,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시작하면, 7년째에 10억을 돌파하고, 10년째에 100억을 돌파하며, 14년째에는 무려 1,000억을 돌파한다. 이런 추세면 20년째에는 무려 10조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10억만 있으면 회사를 관두겠다고 한다면, 7년쯤에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7년만 참고 일하면 자유라니. 이 얼마나 즐거운 상상인가. 하지만 공상은 그쯤에서 멈추고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공상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린다. 수익률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투자 대가들의 수익률

이제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다. 다음 그림을 보자. 유명한 투자 대가들의 성과를 비교한 도표다. 세로축은 S&P500 대비 초과수익률이고, 가로축은 초과수익을 달성한 햇수다.

투자 대가들의 S&P500 대비 투자 성과 그래프

보다시피 대가들 모두 수익률 100% 언저리는 커녕 절반도 되지 않는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위치를 보자. 15%가 채 되지 않는다. S&P500  수익률이 대략 7~8% 수준이니,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은 20% 초반이다. 평범해 보이기까지 한다. 정작 버핏을 위대한 투자자로 만든 것은 세로축이 아니고, 가로축이다. 20% 남짓한 수익률을 무려 50년 넘게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현실적인 조언

'높은 수익률'이란 관점으로 투자를 접근하면, 스텝이 꼬이게 마련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다 보면 필시 기업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시세가 화끈한 좋은 종목을 찾게 된다. 일부는 이런 식으로 실제로 상당한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그러면 그걸로 책도 쓰고, 유튜브도 하면서 노하우 장사를 한다. '천만원으로 백억 벌었다'는 식의 책들을 심심찮게 본다. 문제는 그게 정말 실력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의 성과는 상당 부분은 행운이 작용하게 마련이다. (이에 대해 궁금하다면, 나심 탈렙의 '행운에 속지 마라'와 마이클 모부신의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을 읽어보길 권한다.) 확률이 낮다지만 매주 로또 1등은 여러 명 나오지 않는가. 정말 실력이 좋아 환상적인 수익을 거뒀다면, 10여 년만 투자해도 1조원대 부자가 되었을 텐데, 여지껏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제 관점을 바꿀 시간이다. 다음 그래프를 보자.

연간 15% 수익률을 달성한다고 가정하고, 매년 투자 재원에 투입하는 금액에 따른 투자 성과 비교다. 투자 재원 추가 없이 1,000만원으로 연간 15%를 달성하면 20년이 지나도 1.6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매년 1,000만원씩 투자금을 추가하면 19년쯤에 10억을 달성한다. 2,000만원씩 투자금을 추가하면 15년에 10억이 된다.


결론은 간단하다.'높은 수익률'이 아니라 '적당한 수익률을 오랫동안 유지할 방법'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관점을 바꾸면 투자 전략이 바뀐다. 화끈한 시세가 아니라, 투자 원금을 잃지 않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건전한 투자법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거기에 더해 최대한 월급을 아껴 투자 재원을 사용한다면 은퇴 가능 시기는 훨씬 앞당길 수 있게 된다.


기억하자. 투자는 단기간에 반짝하고 그만둘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이자, 평생에 걸쳐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는 마라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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