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할머니

by 최선화

아랫집 할머니

위; 쿵쾅쿵쾅, 드르륵 드르륵 덜컹

아래; 며칠 전 이사 온 윗집에는 어린애들이 많나 보다...

서로 함께 잘 지내야 할 텐데...

위; 쿵쾅 꿍쾅, 끽끽 찍찍, 퍽...

아래; 애들이 즐겁게 뛰어다니며 잘 노나 보다...

그런데 매일 저러면 좀 곤란할 것 같은데.... 어쩌나...

위; 까르륵 깔깔, 꿍꿍 꽝, 앗아아...

아래; 아이구나! 또 시작이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자지 않고...

지난번에는 아침 일찍부터 그러더니....

위; 퍽퍽 와장창, 덜컹 드르륵드르륵

아래; 시도 때도 없이 저러니 참! 어쩌면 좋아....

이제는 나도 짜증이 나려고 하네..

어쩌면 좋아?

좋은 방법이 없을까?

위; 깩 깩, 드르륵, 퍽퍽

아래; 저 아이들은 내가 느끼는 불편을 알기나 할까?

찾아가 얘기를 한번 해볼까?

아이들이 상처 받으면 어쩌지?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저 나이에는 뛰어놀아야 하는데...

우리 애들도 저렇게 컸는데...

내가 조금만 더 참아보자.

위; 꿍꿍꿍 콩콩콩, 화다닥 탁탁탁

아래; 더 이상 그냥 참기는 힘드는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노는 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줄까?

노는 게 잘못이 아니라 노는 장소와 시간이 문제지...

만나서 얘기를 한번 해볼까?

그러다 잘못하면 오해가 생기고 서로 상처 받을 수도 있는데

아이들이 상처 받고 위축되면 어쩌지...

애들에게는 노는 게 가장 큰 일이고 공부인데...

아래; 그래, 어린이날이 다가오니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자, 작은 선물과 함께.

“애들아, 나는 아랫집 할머니야.

어린이날 축하한다.

너희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 같아 기쁘단다.

오늘만이 아니라 매일이 너희들의 날이 되길 바란다.

너희가 바로 나의 미래니까.

그런데 할머니가 부탁 하나만 할까?

재미있게 노는 건 좋은데 늦은 시간이나 이런 시간은 피해 주면 좋겠는데...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교통신호처럼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단다.

그러면 모두 함께 편하게 살아갈 수 있단다.

내 마음을 너희들도 좀 이해해주기 바란다.

잘 부탁한다. 그리고 고맙다.”

너희들을 존중하는 아랫집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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