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가 만났을 때 그때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풋풋한 여학생들이었다. 나도 비린내 나는 신임 교수였고 처음으로 사회복지 전공이 개설된 때였으며 사회적으로도 복지에 대한 인식이 막 태동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모두 각자의 소망과 꿈을 안고 우리는 함께 손잡고 긴 여행을 시작했다. 그땐 우리의 여행이 축복 속에서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어디 이 세상에서의 삶이 그리 만만한 것만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이미 중도 사퇴했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과정들을 뚫고서 이제는 어엿한 전문 지도자로 각자의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얼마나 대견하고 뿌듯한지 모른다.
부족한 사람의 부족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잘 성장해준 제자들을 대하는 마음은 마냥 고맙고 기특하기만 하다. 서로의 모자람보다는 열정과 헌신을 더 기억하며 상처보다는 넉넉함과 웃음을 더 기억하고 싶다. 긴 세월 함께 하며 섭섭함도 많았을 것이고 불만도 있었겠지만 그런 시시한 것들은 모두 세월의 강물에 흘려버리고 던져버렸다. 그러기에 그저 반갑고 기쁘고 즐거운 만남으로 채워졌다.
학생 시절 하던 사다리 줄타기는 여전히 즐거웠고 여학생 때 마냥 눈을 반짝이며 집중했다. 그래, 우리는 그렇게 함께 배우고 같이 성장해서 이제는 동료로 전문가로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고 도우며 우리와 함께하는 약자들 편에서 헌신하며, 살맛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주역들이지.
사회복지 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도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고, 보람되며 재미있다고 하는 말에 감동과 고마움이 일었다. 나도 현장에서 일하면서 겪을 만큼 겪은 사람이기에 그리고 좋은 배움의 기회였고 보람되기도 했었지만 즐겁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는데, 그리고 고맙다는 생각은 더욱이... 차라리 더 우아하고 더 편한 일을 택했더라면 하는 어리석은 후회도 했었는데... 역시 청출어람!
그래, 이 나이쯤에는 별것 아닌 일에 얽매여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자. 그보다는 소중한 것을 중히 여길 줄 알고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익히 알기에 더 이해하고 사랑하며 품어주자. 그래서 우리를 통해서 길 잃은 영혼들이 위로받기를, 세상이 조금 더 살맛 나는 곳이 되기를.
우리들의 헌신과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운동화 끈 졸라매고 현장으로 달려가지. 우리의 따뜻한 마음과 자상한 손길을 기다리는 그곳으로. 모두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