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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현 Sep 15. 2023

단발만 하면 가뜩 사람들이 많이 다가오는데 더 다가와,

엄만 그건 네 착각이라고 말했다. 도화살 때문이지 네가 예뻐선 아냐.

나도 알지. 보편적인 그 도화살인지 뭔지 때문이지

이젠 사람들이 많이 다가오건 말건 내 목선이나

쇄골뼈가 보이니 단발하지 말란 소유욕 가득한

말도 안 되는 소릴 들어도 아랑곳 않고 난 그냥 

단발하지. 이게 단지 그냥 나니까,



뭘.. 새삼스?



내가 사는 세상에서 나는 내가 가장 좋고,

세상에서 제일 아끼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걸 하고 있고

해내는 사람이기도 하까. 

그만큼 아끼고 좋아해 줘야지.

사랑하고 아껴줘야지. 

나라는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게)



그중 단발을 또 제일 좋아하기도 하

긴 생머리를 좋아하며 올림머리, 땋은 머리,

투톤 염색을 즐기는,



그러니까 나는 5년 이상 긴 생머리를 유지하, 



한 순간에 칼단발 싹둑. 

후회 따윈 1도 없어.

미련도 없어. 



나한테 머리도 못 기르는 끈기 없는 애, 라며?

5년 이머리 기르고 나 해볼 것 다  해보고

다시 단발한다. 마음속으로 수 없이 되뇌며

단발하고 싶어도 참아내며 내내,

이게 뭐라고? 어이쿠..



별 것 아닌 그 말에 내가 거기서 왜 욱했는지

몰라. 나참..!



단발하고 단발하고 또 단발하고.. 칼단발

그게 내 취향이거든,  소나무다. 별명처럼,



그냥 하면 그만. 끈기 없는 애,

뭘 하나 끈덕지게 못 하는 애. 아니라고 말하면

그뿐인데 왜 5년을 넘어서 직접 보여주고 싶었는지 몰라. 증거라도 하듯이, 가만 보면 오기라도

부리듯이. 나 끈기 있거든? 르는 소리 좀 하지 마. 를 5년 넘게, 웃기다.



내가 조금 덜 예민했다면 그리고 덜 끈기 있고

오기 있었다면 칼단발만 했을지도 몰라.

이제껏 주야장천,



머리카락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자랄 뿐.

탈색, 염색, 투톤, 펌, 긴 생머리, 중간머리

c컬, s컬, 앞머리 내기 해볼 건 이미 다 해봐서

다시 돌아왔어. 나의 계절로, 나의 색감으로

이렇게 나의 취향으로-



그리고 또 궁금하기도 해. 

내게 생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중간 머리가 정말 예쁘다며 말했다가도

내 단발에 더 다가왔던 많은 사람들도-



그래서 상에나,, 진짜 도화라는 게 그런 건가?

조금 시험해보고 싶어.

나는 단발이 좋아. 이런 내가 정말 좋고,



이젠 뭐.. 다가오면 뭐.

다가오는 거지.



마음이 열려 나도



이젠 먼저 다가갈지도 

모를 일이야 (속닥)



그게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지라도?

상관없어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주지 않겠다고 헐어버린 내 마음을

놓지 못 한 그 어느 순간보단



싹둑. 나의 욕구를 이렇게 표현하고

성찰하고 하고 싶은 머리쯤은  하는 거지 뭐.

이게 뭐 별 건가?



심경의 변화라고

할 게 있?



그냥 머리숱이 많아서

단발이 진짜 좋아서 취향이라서



머리가 잘 안 말라서

도화를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어서


-


다가온 대 잘 야무지게 거절하지만,

무서워만 하고 있기엔

나는 세상 너무 다채로워.



창과 방패, 단단한 무기

하나쯤은 들고



이젠 밖으로 나가볼게.



사랑이란 걸 하면 그 사람에겐

순간순간 내 마음을 순수하게 들켜도,



낯선 이들에겐 이 마음 이 관계, 

전혀 들키고 싶지 않은 단호한 마음.



그거 알아?



내 도화는,

거절해도 거절해도



물 밀듯이,

숨차게 파도 타고 넘어온다?

(켁.. 물 무서워 나랑 서하자는 거야 뭐 야 아..

적어도 나도 안전조끼 할 시간은 줘!)



그래서 이젠 창과 방패, 나도 단단한 무기

하나쯤은 잘 구비해 나가려고.



현관밖을 나가는 순간 단순히 빛도 있지만,

상처도 함께 받을 준비는 해야 하는 거니까.

그게 언제든,



내 필요에 의해 사랑이든 일이든 그 순간에

적재적소로 딱 도화가 나올 게 아니



난 그냥 단순하게 복숭아를 키우면 되잖아?

나도 나를 가꾸고 아름답게 키우듯이,



말랑말랑한 사람이 생기면

복숭아를 가꾸는 농장주의 마음처럼

무럭무럭 그렇게.



이젠 제대로 도화를 보여줄게. 

(내가 먼저 좋아한다면.)



이제껏 절제만 했거든.

시시하게 참 재미없게



왜 복숭아 키울 생각못 했을까 이제껏?

복숭아 뿜뿜. 딱딱한 복숭아가 취향이야.

새콤달콤 사르르 쿵~



그 복숭아가 내 복숭아가 되어,

나한테만 녹을 수 있게 잘. 

(찡긋)



서로를 길들인다면

더는 시시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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