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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현 Jun 19. 2024

생각해 보면 나는

- 무서워도, 뭐든 내가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생각해 보면 나는 무서워도,

뭐든 내가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그게 나인 것 같아.



누군가는 장미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백과사전, 과제만큼 어렵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연필심 같다고 하고. 



각자 날 부르는 별명은 다르지만,



난 결국 무서워도, 뭐든

내가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이 맞다.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았을 유치원 꼬꼬마 시절,

굳이 유치원에서 상품으로 받은 연필깎이가

눈앞에 있는데도.



초등학생이던 사촌언니가 연필을 칼로 깎는 걸

보고 언니, 나 그거 한 번만. 해볼게!

괜히  어른 된 것 같고 멋지단 말이야.



내 말에 언니는 역시 승현인 뭐든

자기 손으로 해야 해.



너 대신 절대 다치면 안 돼.

약속해. 언니랑,



손가락을 걸고 언니랑

그렇게 약속했는데.



언니가 연필깎이 대신 칼로 연필을 깎는 게

왜인지 모르게 난 너무나 멋있어 보여서,



우와! 방긋, 해맑게 웃으며.

연필을 깎다 왼쪽 엄지 손가락 살을 홱 베어 냈다.

아팠다, 무지하게. 근데 눈물을 후드득 떨구면,



괜히 지는 느낌이라(?) 괜히 더 혼날 것 같아서.

피가 흐르는데도 웃으며 독하게 참았다.



언니가 너 피나. 안 아파? 하며 지혈하고 연고랑

밴드를 붙여줬는데 아직도 기억이 선하다.

그때 바른 빨간 약은 내겐 처음이었다.



아파서 늘 소독약은 발라도

빨간약은 그토록 미루고 미뤘는데,



언니가 그게 어쩌면 어른의 맛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언니, 나 아파. 아픈데, 울면 더 혼날까 봐

괜찮은 척했어. 근데 진짜 엄청 아프다..

언니 이거 흉터 진짜 안 남겠지?



애꿎게 연필깎이를 두고 칼로

연필이 아닌 나를 베어 내 많이 혼났다.

언니에게, 꽤 많이. 그렇게 잔소리를 들었다.



결국, 성인이 된 지금

왼 손가락에 흉터가 남았다.



하지만 그 시절 할머니는 꽤 담담하셨다.

다 그렇게 크는 거라고 말이다.



어릴 적부터 나는 한 번 가야 해. 해야 해,

하면  그건 무조건 가야 하는 뚝심 있는 편으로.

가만히 있는 편이 못 되었다.



그놈의 모험심이랄까?



아마 이건 6~7살쯤 유치원 때,

차 조심 하라는 엄마의 말에 엄마 그만 좀. 

귀에 딱지 생겨. 지겹게 잔소리 좀 그만. 며,

차 사고 안 나, 걱정 좀 그만해 엄마. 하고는



결국 같은 유치원 다니던 아이와 자전거를

타다 그 시절 교통사고가 났다.

그래서 무릎을 꿰맸다. 



아하하.. 꼭 제 눈으로 무조건 확인해 봐야 하고

소문은 절대 안 믿고 내 경험이 자산이라고



믿는 나는 그 성격 덕에 많은 경험을

한 반면, 많은 육신의 상처와 이리도

현란하게 싸우고 이렇게 왔나 보다.

반짝반짝,

빛난 체로.



이렇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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