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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Oct 31. 2021

남편이 미워질 때 꺼내보는 책이 드디어!!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홍이

하다못해 매일 먹는 삼시 세끼도 지겨워지는데 매일 보는 남편이 미운 순간도 많이 올 것이다. 남편의 나라에 이민 가 이방인으로 사는 홍이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결혼 3년 차이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더 바랄 게 없는 평범한 부부였으나 믿었던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외로움을 느낀 작가. 명확하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생각해서 엮은 솔직 담백한 에세이집이다.


해피엔딩으로 시작해 행복하게 오래오래 약속을 했지만 바닥까지 친 순간을 담아낸 1장. 나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나의 발작 버튼이 된 내 남편의 친구와 궁극적으로 원하는 사랑 받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한 '나의 발작 버튼'으로 이어진다. 답답함을 못 이겨 네이트판에 사연을 올리고 장벽은 언어가 아닌 마음의 철벽에 대한 이야기를 '내 영화의 주인공에게' 풀어내고,  2장. 남편을 찾아서 에서는 개인주의의 벽을 을 이해하고 이혼이 쉬운 이유, 신인류 완전체, 일반인류 생존기 등 작가가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이 담겨있다. 마지막 3장 우리를 찾아서에는 삶은 계속되기에 그가 사랑하는 방식을 받아들이고 현실을 받아들여서 용서하고 행복하고 또 함께하기로 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행복을 찾아서' 떠난 결혼이라는 여행이지만 프롤로그에 포함된 하트와 같이 온전하기란 쉽지 않다. 초보 아내로 3년을 버티다 주체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풀어내고 있다. 결혼을 했지만 남편이나 결혼이 자신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고 내 인생의 행복은 본인이 찾아가는 걸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러나 누군가가 들어주기를 바란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이다.





인생 통틀어 가장 큰 풍파를 겪은 서른을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면서 작가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라 믿었던 남편은 연애 때는 없었던 단점들이 결혼을 하자마자 몰려왔다. 머나먼 이국땅을 가기도 쉽지 않은데 그것도 결혼을 해서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난 곳에서의 여정이란.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곳에서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하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이 가질 않는다.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우울증 치료제와 공황장애 약까지 복용한 작가의 힘듦이 전해진다.


과거는 힘이 없다. 내가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마찬가지로 과거가 현재의 나를 규정짓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케이가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과거의 내가 다른 결정을 했었다면, 지금의 나는 더 행복할까? 우리가 과거에 서로의 최악의 모습을 드러내며 소리 지르고 울고불고 싸웠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유지하면서 같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1장. 나를 찾아서 1. 나의 영화  1) 해피엔딩 중


누구나 싸운다. 연인도 싸우고 결혼해서도 싸우고. 결혼을 해보지 않은 내가 모르지만 결혼 전에는 장점이 결혼 후에는 단점으로 변하는 신기한 경험을 누구나 한다고 한다. 어떻게 장점이 단점이 되지? 궁금하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평소에 말을 재미있게 한다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그게 남을 깎아내리는 부정적인 말투여서 사사건건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또 평소 다정다감한 남자였다면 결혼하고도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할 수도 있는 경우이다. 심지어는 가정까지 내버려 두며 친구를 챙길 수도 있다.


누군가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고, 별일도 아닌데 내가 유난이라고 예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내가 피해 망상이었다고 내가 미쳐서 정신병자였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겠다. [...] 온몸에 감각이 없어지고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내가 왜 아직도 살아있나. 무엇이라도 느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코로나 때문에 입원도 안되고 나는 침대에서 두 달을 꼼짝없이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었다.
- 1장. 나를 찾아서 2) 행복하게 오래오래 중


너네 나라 사람은 그런 거니? 글로벌화가 되어가고 또 해외 생활도 어느 정도 한 내가 봐도 이상한 점이 많다. 살아온 배경과 문화 또 겪어온 세월에 따라 인종별로 구분이 아니라 다양하게 세분화하게 된다. 살아온 환경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학생 시절에는 이 지역에 오래 산 원어민, 학교 때문에 온 원어민, 교포, 유학생, 늦깎이 유학생, 어학연수생, 단기 여행자 등의 상세한 구분이 나눠진다. 생각보다 삶이란 더 복잡한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게 당연하지 않는 순간 이방인이 되어간다. 나만 이상해?라고 생각하는 게 다른 나라에서는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타들어가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진다.


결혼이란, 법적 부부가 살인나지 않고 같이 사는 것.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법적 부부가 살인나지 않고 같이 사는 것도 성공적인 결혼생활이다. 서로 죽일 듯이 싸워도 죽이지는 않는 것. 누구 하나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어도 잡아먹지는 않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 그것도 사실이다. 이혼하지 않았으니 여전히 부부이다. 가족관계증명서 떼보면 아직 내 남편이다. 그것도 부부이고 그것도 사랑이다.
- 3장. 우리를 찾아서  3. 우리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1) 결혼에 대한 고찰 중


살인나지 않고 살아가다니. 예쁜 딸을 둘 키우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맞벌이 부부인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왜 한 사람하고만 살아야 하는 거지? 벌써 이렇게 사는 것도 지겨운데 말이야. 무엇보다 일도 열심히 하고 딸들도 예쁘게 키우는 친구가 행복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자기만의 고민은 다 있는 법이다. 가족관계 증명이라는 것은 무섭다. 가족은 선택이 불가능하지만 배우자는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아는 것만 많아지는 요즘 결국 남편은 50프로 정도 차지하고 나머지 가족관계, 집안 분위기, 친구, 직업, 건강 등이 나머지 50프로를 이룬다는 것이다. 남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거기에 별책부록으로 딸려오는 여러 가지 문제도 감당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3년 차 초보 아내로 남편의 나라인 지상천국이라 불리는 하와이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겪은 에세이이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완벽해 보이지만 속은 문드러지는 게 누군가의 결혼생활이라고 하지 않았나? 어릴 때부터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에 너무 익숙해져서 결혼=행복이라는 공식은 이제 수많은 매체들로 인해 사실이 아님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수많은 부부들이 결혼 관계를 이어가듯이 누구듯 이어가고자 하는 노력을 둘 다 해야 한다.

홍이 작가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공감하게 되고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행복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며 찬찬히 읽어보게 된다. 이 전자책의 핵심은 열린 결말에 따른 '남편어 공부'이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 남편어를 순화하게 되고 더 나은 살고자 하는 작가의 부부생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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