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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Jan 01. 2022

기억에 남는 생일을 보내고 싶다면-태국 '더 시암 호텔

내 인생 호텔 The Siam Hotel

방콕 The Siam Hotel

생일을 보내기 가장 좋은 호텔은 어디일까? 스트레스가 잔뜩 쌓였던 어느 겨울, 생일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무조건 더운 나라로 떠나야 했다. 코로나 전에 떠난 방콕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자, 또 평생 잊지 못할 생일날을 보냈다.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시암 호텔은 전 객실 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버틀러가 상주하고 있다. 여러 한국어 후기를 봐서는 까다로운 한국인도 만족할 만큼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버틀러가 있음으로 예상한다. 호텔 제공 사진을 보나, 후기 사진을 보나 내가 애정 하는 블랙 앤 화이트는 물론, 초록이 가득해 그야말로 힐링하기 딱 좋은 곳으로 무척이나 기대했다.

환상적인 공간 ⓒ The Siam Hotel

공항에서 'The Siam Hotel'이라고 하니 택시기사들은 잘 모르는 곳이다. 특히나 타이 왕국의 옛 이름인 '시암'을 딴 호텔 이름이 너무나도 많아 헷갈리기 십상이다. 이럴 때 미리 뽑아놓은 태국어 주소를 보여주니 바로 출발하였다. 요즘은 구글 지도가 잘되어 있기에 글자를 못 읽을 경우 음성을 들려주면 된다.


기사님도 처음 가보는 곳인지 도착지점에서 꽤 뱅뱅 돌았다. 나도 구글 지도를 켜고 함께 보았으나 숨겨져 있는 입구를 찾는 건 여간 쉽지 않았다.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인 것 같았다. 승하차하는 입구는 아래와 같이 생겼다.


허나 무슨 일인지 택시가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트렁크의 짐을 꺼내려 트렁크로 다가갔다. 택시기사가 직원과의 대화 후 트렁크가 열린 채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택시를 잡기 위해 달려갔다.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창고 앞에 택시가 섰고 우리 보고 가만히 기다리라는 시늉을 했다.


호텔을 지키는 직원은 어느 곳을 보며 정자세로 누군가를 맞이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왕족이 호텔을 방문했다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태국은 국왕 국가였다. 태국 거주 지인에게 물어보니 만약 왕족이 백화점 쇼핑이라도 하면 일반인은 쇼핑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는 것이다.


1932년 전까지 '전제 군주국'이었던 태국은 국왕은 '신'이나 다름없었다. 현지에 나가 있는 한국 회사들도 왕이나 왕족이 방문했을 때 무릎을 꿇는 이벤트를 벌인다고 한다. 왕 앞에서는 무릎을 꿇으며 기어가야 하고 허락이 있기 전까지 고개조차도 감히 들지 못한다. 다행히 왕족은 바쁘신 분들 이어서 우리의 기다림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로비에 도착해 프런트로 향했다. 2박 3일 투숙 예정이었지만 뒤늦게 예약을 추가한 터라 예약 번호가 두 개였는데 프런트 직원이 예약을 보고 헤맸다. 그러나 이곳은 '버틀러'가 있는 곳이 아녔던가? 구세주 버틀러가 오더니 순식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모든 버틀러가 다 그렇지 않겠지만 여기는 Sumet이라는 이름을 가진 버틀러가 일당백을 한다.



전 객실 스위트룸을 자랑하는 호텔


높은 천장과 넓은 룸은 그야말로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와! 이런 방이라면 한 달 내내 있어도 좋을 것만 같다. 들어가자마자 재즈음악이 풍겨져 나오는 은은한 분위기에 소파와 티브이가 먼저 반겼다. 그다음에 보이는 게 푹신한 소파와 킹사이즈 침대 그리고 탁 트인 공간의 욕조가 보인다.

 

ⓒ The Siam Hotel

이 환상적인 욕조를 보고 반해서 예약했지만 사실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샤워만 한다던가 수영 이후 수영장 샤워실만 써서 쓸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내 눈을 호강시켜준 이 욕조는 아직도 가장 인상 깊은 인테리어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매우 칭찬할 로브는 정말 최고급이었다. 아래 슬리퍼도 어찌나 푹신하고 좋은지 투숙객의 만족을 위해 모든 걸 아낌없이 투자하는 곳 같았다. 로브는 까끌하거나 조금 불편했던 다른 호텔의 로브 가운과는 달리 너무 푹신하고 입는 것만으로도 감싸는 느낌이 있어서 넘나도 기분이 좋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로브 업체를 찾아서 내 이름이 새겨진 주문 로브를 맞췄는데 어디 가 있는지 모르겠다.  




복도에 나와서 내려다보면 이런 커다란 잎이 가득한 예쁜 곳이 펼쳐진다. 1층부터 뻗은 잎은 3층에 머무른 우리 방이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정말 키가 큰 잎이고 이런 잎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궁금했다. 호텔 전체가 포토스폿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데 가족단위보다는 연인이나 허니문, 친구들끼리의 여행이 많다. 한 한국 가족을 보았는데 아이를 위한 시설은 많지 않아 짜증을 내는 아이를 보니 아마 엄마의 고집으로 온듯했다.


며칠을 뒤늦게 도착하는 친구를 마중 나가려 알람을 맞춰놓았다. 침대 옆 탁자엔 라오스 책이 있으며 물은 물컵과 함께 종이 뚜껑까지 있어 투숙객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모든 게 감동이다.

1층 로비 쪽을 구경하는데 불상과 'condolence book'이 놓여있었다. 국왕의 서거를 추모하는 방명록이었다. 라마 9세 국왕은 2016년 10월 13일 서거했는데 1년상을 치러서 전 국가가 추모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2017년 10월에 국왕의 장례식을 거행하고 2019년에 라마 10세의 대관식을 하게 된다. 추모록에 이름을 남기며 슬픔을 함께 하고 싶었다.




모든 게 가능한 조식


조식 식당인 Chon Thai는 짜오프라야 강을 보며 맘껏 즐길 수 있다. 수영장을 지나 짜오프라야 강변을 따라 걸으면 바로 조식당으로 연결된다. 동남아 답게 엄청나게 싱싱한 과일들이 가득하다. 조식은 뷔페식이 아니라 메뉴가 여러 가지지만 모두 주문이 가능하다. 좋아하는 타이 음식은 물론 컨티넨탈 브렉퍼스트 형태로도 주문이 가능했다. 에그 베네딕트와 파타 그리고 꼬치를 주문하니 예쁜 그릇에 담겨 나왔다.

맞다! 내 생일이었지? 호텔에서 달달한 마카롱이 올려진 초콜릿 케이크를 선사했다. Khun, 쿤(คุณ)은 '당신'을 뜻한다. 한국은 춥디 추운 겨울철인데 따뜻한 나라로 가서 보내는 뜻깊은 생일이었다.

우리의 먹보 행진은 계속되었다. 주문한 음식 중에 아래 설렁탕 같은 탕 종류가 가장 맛있었다고 다들 미리 주문하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이걸 젤 먼저 시킬걸! 역시 이런데 와서 남들 먹는 것보다 다른 거 시키는 나의 저돌적인 습성이 성공할 때가 있다. 메뉴판 아래쪽에는 잠시나마 태국어를 익힐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태국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호텔 측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짜오프라야강이 보이는 수영장


짜오프라야강을 바라보며 바로 앞에 있는 수영장이다. 크진 않고 보이는 게 전부일 정도지만 수영을 즐기기엔 무리가 없다. 자리에 착석하면 바로 센스 넘치는 직원이 부채, 선크림과 모기퇴치제, 생수 그리고 수건이 든 나무 바구니를 가져다준다. 행사를 많이 해본 나로서는 이러한 센스에 한번 더 반하게 된다. 작은 경험이 그곳에 대한 이미지와 브랜딩에 크나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센스 있는 직원에게 팁 살짝!
짜오프라야 강이 보이는 더 시암 호텔 수영장 ⓒ The Siam Hotel




무에타이를 배울 수 있는 피트니스


피트니스는 작지만 다양한 기구들이 있다. 특히나 무에타이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태국에 온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피트니스 센터 내의 탈의실의 풍경이었다. 깔끔하고 팔찌같은 열쇠고리가 탄탄하고 예뻐서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버틀러에게 살 수 있냐고 물어보니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쉽기만 했다. 운동은 안 하고 헬스장 구경과 팔찌에 반하고만 왔다.

피트니스 ⓒ The Siam Hotel




우와 생일 꽃이라니


호텔을 구경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생일 축하 꽃과 카드 그리고 예쁜 해피버스데이 장식이 가득했다. 아침에 조식당에서 생일파티를 하던 우리를 총지배인이 본 모양이다. 꽃 하나하나가 너무나 예쁘고 향기로웠으며 내 생일을 더 시암 호텔 모두가 축하한다고 써놓으니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평생 잊지 못할 생일이다.





보트를 타고 짜오프라야강 여행


호텔은 다른 곳과 접근성이 좋지는 않지만 짜오프라야강을 이동하는 수단으로 보트를 운행한다. 미리 버틀러를 통해 예약을 하면 정해진 시간에 탈 수 있으며 짜오프라야강을 보기에도 좋다. 보트는 매우 시끄럽고 기름 냄새가 나지만 또 언제 타보겠냐며 즐길 수 있었다. 보트를 타고 돌아온 후 바라본 호텔은 더더욱 예뻤다. 강에 가까울수록 스위트룸 내에 작은 수영장이 있다. 다음에 돈 많이 벌어서 더 좋은 방에서 묵자고 다짐했다.

더 시암에서 제공하는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물이 그리 맑지는 않다 a.k.a. 똥물


돌아온 저녁의 호텔은 더욱더 그윽했다. 은은한 조명으로 밤 수영을 즐기기에도 좋으며 이곳저곳 풀냄새와 벌레소리들로 산책하기도 좋았다.


돈 많이 벌어서 다시 묵고 싶은 리버뷰 스위트룸ⓒ The Siam Hotel


또 먹어야지, 두 번째 조식


덥디 더운 나라다 보니 여행을 하다 지치기 마련이다. 마지막 조식은 신선한 과일로 시작했으며 한국에는 잘 없는 용과나 파파야 등을 위주로 차곡차곡 탑을 쌓아가서 다 먹었다. 소화시킬겸 따뜻한 차를 주문하니 남직원이 손을 벌벌 떨며 들고 오는 주전자는 돌덩어리처럼 무거웠다. 직원을 배려해서 좀 가벼운 것으로 해주지 블랙 앤 화이트를 고집하다 보니 이런 해프닝도 생기기 마련이다.

조식도 먹어본 놈이 안다고 과일과 와플 오믈렛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난 다음은 우리에게 환상적인 국물 맛을 알게 해 준 설렁탕 같은 국으로 이열치열을 제대로 느꼈다. 태국 음식은 다 맛있지만 얇은 국수에 설렁탕 같은 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음식이 다 차려지면 꽃 한 송이도 놓치지 않고 전해준다. 이곳은 천국임에 틀림없다.

투숙객이 더울까 봐 틀어주는 선풍기조차 블랙이다


떠나기 싫었지만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집이었으면 좋겠지만 누군가의 소유일 테고 또 많은 사람들이 휴식과 쉼을 즐겨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끔 호사를 누려야 더 감동이지 않을까?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마사지권은 30분 무료 이용이 가능하며 시간 추가 시 할인도 가능하다. 마지막까지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복도에는 전시품들이 가득해서 보는 재미도 가득하다
마사지 샵에서 제공되는 호사! 끝까지 감동이다.
행복한 생일의 기억을 남겨준 버틀러 Sumet, 총지배인 Nick과 함께

이 호텔은 세계적인 건축가 빌 벤슬리(Bill Bensley)의 작품이다. 6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멜빵바지와 원색 옷을 좋아하며 신나게 폴짝 뛰는 모습을 가진 천진난만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 호텔을 방문한 이후에 블랙 앤 화이트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나중에 내 집을 블랙 앤 화이트로 제대로 꾸며봐야겠다. 감각적인 그의 작품은 그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의 호텔은 너무나도 감각적이며 그는 투숙객을 환상에 젖게하는 공간을 창조해낸다.


호텔 좀 다녀본 나에게 어느 호텔이 가장 기억에 남냐면 7성급 호텔도 아닌 바로 이 호텔이라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도착부터 떠날 때까지 버틀러의 세심한 배려와 생각지도 못한 생일 축하로 더더욱 즐거운 생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디테일에 치밀한 그들의 배려로 평생 좋은 기억으로 남은 호텔이다. 호텔에서만 지내도 좋을 만큼 좋은 시설과 친절한 서비스로 가득한 태국 방콕의 '더 시암 호텔'을 인생 호텔이라 꼽고 칭찬하고 싶다.

 

▼ 방콕 태국 최고의 호텔 예약은 아래 링크를 통해 하실 수 있어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https://www.klook.com/ko/hotels/detail/434095-the-siam/?spm=SearchResult.SearchResult_LIST&clickId=1e3255695b/?aid=33016


<참고 자료>

- 태국 국왕https://namu.wiki/w/%ED%83%9C%EA%B5%AD%20%EA%B5%AD%EC%9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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