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드림 Jan 02. 2022

춘천의 명물 '감자빵' 이야기 -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를 읽고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이미소 / 필름 출판사

세바시 강연에서 본 미소가 해맑은 이미소 사장님 이야기이다. 서울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다가 감자 농사를 하시던 아버지를 돕기 위해 추천으로 내려간 사장이 이제는 '춘천의 명물'로 빵순이와 빵돌이를 설레게 하게 만들었다. 카페 감자밭 사장인 그녀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춘천에 가면 꼭 방문해야 하는 명물이 된 곳, 감자와 똑같이 생겨 호기심으로 먹어봤다가 너무 맛있어서 놀란다는 전설의 감자빵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브랜드 컨설턴트 노희영 님은 이 성공의 이유가 단기간의 이익보다 그 이상의 가치를 바라보는 진정성과 스토리텔링의 에너지라고 말했다. 


어쩌면 운명일지도 몰라


직장 경력 6개월 차에 아버지가 물어본 한마디 "회사 계속 다닐 생각이니?" 어렵게 입사한 강남의 IT 회사에서 곧 있으면 스키장도 보내주고 입사 1년 차 전 직원에게 해외여행도 보내준다고 하는데 퇴사라니. 어릴 때부터 금은방, 어묵과 순대 장사, 닭 갈빗집, 두부집 등 안 해본 장사가 없는 아버지께서 손에 물 마를새 없이 최선을 다하셨다.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시고 마지막 투자처는 감자 종자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회사에 하셨던 것이다. 




전 세계 감자 품종이 약 3천 여종이라니. 다 똑같은 감자 아녔어? 라 하는데 아니었다. 우리나라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감자는 100종 미만이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보급된 감자종은 '수미감자'이다. 빼어날 수에 아름다울 미. 수미감자는 1978년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개발한 슈페리어 품종으로 국내 조건에 맞게 개량되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버지가 지키고 보존하고자 하는 품종의 감자는 맛도 의미도 좋았지만 수미감자의 아성에 밀리고 만다.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온 가족이 감자 농사에 매달렸다. 어떻게 온 서울행인데 다시 춘천이라니. 무수한 고민 끝에 추운 겨울 다시 춘천행을 결심한다. 



감자 농사의 미래를 보다


본격적인 농사철에 감자 30톤을 묻어야 할 지경이다. 약 1억이 웃도는 금액이었다. 컬러 감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서 감자는 평균 감자 시세에 절반도 받지 못했다. 가락시장으로 물건을 올리기 위해 갔는데 속상한 마음에 돌아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수확한 농작물을 판매하지 못했을 때 몇억의 손해는 감수해야 했다. 


미국에서도 유기농으로 감자 농사를 지으려는 몇몇 농부와 유기농 감자협회를 만든 곳의 초대로 미국 아이다호 입국장에 들어섰다. 상상을 초월할만한 감자 육성 환경으로 비행기로 약을 치는 스케일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아이다호의 감자 농장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엄지를 보이며 본인들의 감자의 우수성을 마음껏 알렸다. 


춘천으로 다시 돌아가니 서울 생활이 그리웠다. 강남으로 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주말이면 전시와 콘서트를 즐기고, 그러나 치킨 한 마리 시켜 먹을 곳 없는 춘천에서 남은 젊은이는 본인 뿐이라 생각하니 더욱더 씁쓸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한 회사에 대표가 되고 회사를 성장시키고 일을 일찍 찾기로 마음먹었다.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좀 더 빠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함께 자라다는 뜻의 '그로어스(Grower's) 그룹을 만나게 된다. 농업에 관심이 있는 농업인, 임업인, 어부, 디자이너, 기획자, 발명가 등을 만나 정보를 얻는 곳이다. 치킨 배달이 오지 않는 도시 외곽 촌 동네에 산다는 공통점.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호미질, 곡괭이질에 대한 영웅담이 이어졌고 공감하고 고충을 이해했다. 


현실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가족은 거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감자를 재배했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위궤양과 비만에 특효가 있는 감자부터 전분이 많아 뇨키나 특정 요리에 꼭 필요한 감자, 생식이 가능한 감자를 심었다. 또한 정부의 창업 지원 혜택도 적극 활용했다. 청년 창업 정책사업으로 적게는 1000만 원부터 10억까지 지원받을 수도 있다. 


케이 스타트업(K-startup) 창업 지원 포털에서 진행하는 교육으로 예비 창업자 교육을 들으며 여러 멘토를 만났다. 이 과정에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수정하고 완성했다. 생식으로 감자를 활용해 생즙을 만들었지만 불호가 너무 많을 것 같다. 또한 동결건조 분말을 준비했다. 휴대용 선식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주요 고객층은 20~30대 여성으로 가공식품보다 살이 덜 찌고 간편하게 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 허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제품 디자인을 만들고 '예뻐보라'를 상품화하기 위해 3개월을 잡았지만 완성하는데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제품 개발과 관련된 축적 경험은 덤이다. 목표로 한 시장은 가정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HMR) 시장이었다. 판매 방법은 크라우드 펀딩과 직거래, 제3의 쇼핑몰 입점이 있었다. 

'예뻐보라'에 2년 반의 세월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으며 새로운 제품을 생산할 자신이 없었다. 생산부터 마케팅, 포장까지 혼자 진행하면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때마침 청강대 푸드 스쿨 과정을 알게 되어서 1박 2일 코스로 수업을 들었다. 필드트립을 하면서 인생의 귀인이라 하는 농장 카페(farm cafe)를 운영할 마음을 갖게 해 준 이수미 팜 베리 대표님을 만난 것이다. 


농부인 그녀는 '핑크 세레즈'를 열었다. 세레즈는 농사의 여신이란 뜻이다. 맨땅에 헤딩하다 보니 하도 에폭시를 구매해 직접 시공하고 비용은 더 아낄 수 있지만 고된 노동과 더 애착이 가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농부들의 문화가 담긴 공간, 도농을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지만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다. 


인간은 고차원적 동물이다. 연봉이나 물질적 혜택뿐 아니라, 공감하는 가치와 지향점이 일치할 때 조직원은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조직의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을 채용해야, 나 역시 함께하기로 한 조직원을 온전히 믿을 수 있다. p96


원하는 인재를 명확히 정의해 본 적이 없어 오십 명을 고용할 때도 감에 의존한 이미소 님. 자기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고 싶은 친구들 사이에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대하면 문제가 생긴다. 자신이 타려고 하는 배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고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계획하고, 실현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창업의 필수적인 3요소는 아이템, 사람, 자본이다. 미소님은 우선순위에 사람이 있다고 확신한다. 남편 동녘과 함께 이름을 '감자밭'으로 바꾸고 시간의 관심을 얻기 위해 농촌 체험의 코스로 '꽃 따러 오는 밭', '꽃따밭'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준비했다. 직접 밭에 들어가 원하는 만큼 따오고 꽃다발까지 만들어보는 농촌체험 서비스이다. 


아버지께서 '감자를 똑 닮은 감자 빵을 만들어봐라.'라 한 말씀이 생각나 여러 가지 실행착오 끝에 200도 오븐에 한 시간 이상 감자를 구워 사용한다. 감자 빵을 찾는 손님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고속도로를 타다 다시 돌아오신 분도 있었다. 대량 주문은 물론 손님이 미리 줄 서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 팝업 스토어까지 들어가게 되고 러브콜이 쏟아졌다. 쏟아지는 관심도 기쁘지만 기준에 부합하는 퀄리티의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 고민도 되었다. 


너도나도 감자 빵을 출시했다. 국내산 감자를 써야 맛있지만 감자를 잔뜩 구워 넣고 정성을 담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자밭은 감자 빵만 파는 팀이 아니라 양구 사과로 만든 아이스크림, 원주 복숭아로 만든 젤리 등 지역 농산물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다부진 꿈이 있었다. 


밭 기획팀이 일을 잘하는 방법은 No Pain, No Potato이다. 안된다고 해도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기획은 우리가 한다. 열정적인 팀을 만들어야 한다 등이다. 핵심가치는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 농부와 함께 협업한다. 무분별한 비료와 농약 사용으로 오염된 농장과 획일화된 종자시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다.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 패션디자인학을 전공하면서 공모전 준비, 전공과목과 복수 전공까지 밴드 동아리 기획부장까지 모든 쏟아부어 열심히 하는 이미소 사장.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몸 사리지 않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다. 

자주 하는 후회에는 '그때 말할걸', '그때 할걸''그때 왜 그랬을까'이다. 결국 하고 후회하지 않는 게 최고의 선택이지만 안 하고 후회하면 기회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 성공하지 않았지만 하루하루 1퍼센트씩 성장하며 성공의 길로 가고 있다는 그녀. 목표를 작게 세우고, 성공의 기준을 낮추고 시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당찬 카페 감자밭 사장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에서 만나 보세요!


#감자빵 #춘천감자빵 #이미소 #카페감자밭


매거진의 이전글 웰씽킹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