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함

월간감자

by 감자

'금쪽같은 나 자신'은 오늘도 글이 막막합니다. 글을 쓰면 삶이 바뀐다는데 내 삶은 어디서부터 써서, 어디서부터 바꿔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오늘 있었던 일의 기록이라도 시작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오늘은 어머니를 모시고 임영웅 님 팬이 운영하시는 카페, "카페히어로"에 다녀왔습니다.


망양에 위치한 카페히어로는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설 연휴라 그렇겠거니.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저희는 마냥 좋았습니다. 저는 입안 가득 겨울이 왔노라 선언하기 위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고, 어머니는 그런 겨울을 거절하시며 생강차를 시키셨습니다.

여기저기 소중하게 둘러보시는 어머니를 보며 뿌듯했습니다. 마치 저는 겪어보지 못한 어머니의 소녀 시절을 간접적으로나마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굿즈가 '비싸서' 필요 없다고 하셨는데 화장실 가는 척하며 임영웅 님 포토북을 구매했습니다.

좋아서 굿즈를 꼭 끌어안은 어머니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마치 어린 시절에 조르고 졸라 갖고 싶었던 장난감을 선물 받은 제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콧잔등이 시큰거리더군요. 그때도 장난감들이 비싸서 갖지 못했었는데 지금 부모님이 굿즈를 선뜻 갖지 못하는 이유도 비싸서라니 세월이 무상하고 슬펐습니다. 그 당시 부모님도 저에게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는데 아픔이 있으셨겠구나. 늦게나마 깨달아봅니다.


동갑내기 임영웅 님 덕분에 효도를 할 수 있었던 하루입니다. 아무튼 효도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아무 말이나 덧붙이자면 오늘은 술을 먹지 않았습니다. 술을 먹지 않은 것은 불효를 하지 않은 것이고 불효를 하지 않는 것부터가 효도의 시작이구나라고 느낀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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