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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으면 어지러워요

by 김민정

현대인들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경향이 많은 듯합니다. 수많은 SNS들 보면 대단하죠.

“나 이런데 와서 좋은 거 먹고, 입고,
나 엄청 훌륭한 거 했어. 부럽지?
그러니 나한테 관심 좀 가져줘.”


요즘은 일반인들도 SNS를 통해 연예인처럼 자기를 어필하는 게 쉬워졌죠. 내가 남들보다 더 높다고, 나를 더 봐달라고 외치는 것 같은 세상.


높아서 주목받는 게 그렇게 좋을까요?

세상에 영원한 건 없는데, 높으면 언젠가 내려오게 되어 있고, 올라가는 거보다 내려오는 게 심리적으로 어렵다는걸, 아마 탑의 정점을 찍었던 스타들은 다 느낀 적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위, 재물 등을 가져서 높아졌다는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 겸손하기란, 진짜 성인 성녀가 아니면 어려울 거 같아요.

어떤 스타가 뜨더니 달라졌다더라~ 이런 얘기는 연예계에 너무 흔하게 들려오고요, 한때 최고였던 스타들이 세월이 흐른 후, 과거 탑의 자리에 있을 때의 경솔하고 안하무인, 무례한 모습을 반성하는 인터뷰를 종종 하는 걸 보면, 높은 위치에서 고개를 숙이고 귀를 기울인다는 건 희귀한 일이 될 수 있으려나요.


최근, 제 친구 중 한 명은 유명 클래식 음악인을 좋아해서 전 세계를 쫓아다니고 있는데, 그러다 해외에서 그 스타의 약간 무례한 모습을 보고는, 너무 충격받았다며, 해외까지 온 팬에게 그럴 수 있냐며 하소연을 했답니다. 주위 여러 팬들에게 물어보니 원래 그 스타가 팬들에게 사인하며, 옛다 여기 있으니 가져가 이런 식이라고 했다며...... 계속 좋아해야 하냐고 고민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방송국에서 뵈었던, 우리나라 최고 정상의 가수분들, 그러니까 양희은님, 조용필님 이런 분들은 절대 절대 높은 것을 내세우시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녹화 시작 전에 일찍 오셔서 스태프들, 카메라 감독님들 한 분 한 분에게 다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기품 있는 모습을 보여주셨죠. 그래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자리는 그 사람이 어떤지 드러나게 만드는 곳이란 게 정답인 듯합니다.


나를 높이려고 하는 어색한 몸부림과 가식은 언젠가 다 들통나기 마련이고, 높은 위치에서 나를 낮추는 겸손함도 세상은 꼭 알아주게 됩니다.

요즘 못난 사람이 어딨나요?? 다들 대단한 스펙을 갖췄고, 다 똑똑한데, 그럴 때 조금만 한발 물러서서 나를 낮추는 순간, 놀라운 평화가 찾아오거든요. (진짜에요;) 그 경험을 모두가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루카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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