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만큼 무서운 게 있을까요
어떤 사람이든, 상황이든, 틀을 딱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생각해버리는 것.
쟤는 어디 출신이고, 어디 학교를 나왔고, 어떤 직업을 가졌으니, 어떠할 거야.
무슨 책에 나와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신만의 고유 경험을 통해서 상대를 평가하고, 결정을 내려버리는 겁니다. 그중에 제일 나쁜 게 이런 거겠죠
"내가 걔 아는데, 걔는 이거 할 능력이없어"
만약, 나를 누군가가 이렇게 평가한다면, 정말 가슴에 스크래치, 상처가 깊게 새겨질 거 같아요
그런데,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사람을, 상황을 점점 알아가다 보면, 그것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답니다. 진지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만나보고 얘기 나눠보니 재밌는 사람이고, 지루한 일인 줄 알았는데 겪어보고 체험해보니 신나는 일이고. 이처럼 진가를 알 수 있는 건, 말 그대로 겪어봐야 가능한 거죠. 그런데 살짝 겪으면, 오히려 고정관념만 생기고 끝날 수도 있어요. 상대를, 혹은, 상황을 잘 알아가려면, 좀 천천히, 천천히, 그리고, 깊게 곁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그래서, 연애할 땐 몰랐는데, 결혼해보니 남편, 아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는 경우 많잖아요. 그리고, 좋아하는 스타를 환상 속의 이미지로 담아놓고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너무나 실망스럽더라~ 이런 경우도 많죠. 이런 게 다 상대에 대해 내가 정해놓은 고정관념 때문 일 겁니다. 고정관념은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 조각으로 나만의 틀을 정해버린 거니까요
오늘은 어떤 고정관념으로 하루를 보내셨나요? 맛집이라 소문난 곳에 가면, 무조건 만족한 식사를 할 거란 고정관념을 갖고 방문했다가, 맛에 실망하고 나온 적 있었나요? 너무나 잘 생기고 예쁜 이성이라서 빈틈없는 줄 알았는데 허당인 모습에 웃으셨나요? 고정관념은, 당연히 생길 수 있는 겁니다. 그게 생겼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거예요. 보고, 듣고, 수많은 경험을 하는데, 당연히 나만의 '생각'이 생길 수 있죠. 하지만, 그 고정관념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그 생각에서 한 발 떨어진 채로 모든 걸 바라보는 '태도'를 갖추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오, 이런 것도 있었어?' 이렇게 놀라고, 신기하고, 새로움 가득한 상황을 많이 만나려면,
조금 떨어져서, 당신과는 천천히.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면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하고 말하였다. (루카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