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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한 스푼에, 감사 한 다발

by 김민정

우리는 보통, TV에 나오는 연기자들을 ‘탤런트(Talent)’라고 부르죠. 그러면 TV가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만, 탤런트가 아니라 배우인가? 사실, 배우를 탤런트라고 부르는 건 약간, 콩글리쉬가 가미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탤런트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건, 1961년. KBS가 개국하면서 텔레비전 배우를 공모, 선발했는데 이때 처음 탤런트라는 말을 사용했고, 그래서, 지금에 이르고 있는 건데요,

미국에선,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에 대해 TV actor, TV actress라고 확실하게 명명하고 있고요, '연기자(ACTOR)'가 직업인 것이고, 탤런트는,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재능', '재능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어 있습니다.


탤런트는, 2천 년 전의 화폐단위, ‘탈렌트’에서 가져온 것인데요,

탤런트의 어원이 되는 탈렌트는 ‘저울, 계량된 것’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탈란톤(talanton)’의 번역으로, 고대 서아시아와 그리스에서는 질량과 화폐의 단위로 쓰였습니다. 1 탤런트는 6000 데나리온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 돈이었는데요, 한 데나리온이 일꾼의 하루 품삯이니까요, 예를 들어, 지금 돈으로 계산해 보자면, 하루에 시급 7천 원으로 8시간 일한다고 치면, 5만 6천 원이죠. 거기에 곱하기 6천을 하면, 3억이 넘는 돈이네요. 상당히 큰돈이 바로 1 탤런트였습니다.


탈렌트, 혹은, 달란트. 재능

우린 다 각자가 가진 달란트가 있습니다.

난 없는 거 같은데? 하는 분들도 잘 생각해보면 하나씩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글 쓰는 걸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데,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게 어렵지 않았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타기 시작했어요. 진짜, 태어날 때부터 가진 달란트인 거죠.

악기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는데 손에 쥐자마자 너무나도 연주를 잘하는 분들, 달리기를 그냥 뛰어보니까 너무나 빨리 잘 뛰는 분들, 정리 정돈하는 거 배운 적 없는데 너무 잘하거나, 말을 재밌게 하는 것도, 암기력이 좋은 것도, 잘 웃는 것도, 잘 우는 것도, 모든 게 달란트 일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이 무얼 갖고 있는지 잘 모르거나, 혹은 갖고 있는 것도 고마워하지 않거나, 그 가진 재능을 어떻게 갈고닦아야 하는지 몰라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어떤 사람은 몸 쓰며 하는 일을 정말 잘하는데, '아니, 나는 무조건 공부해서 의사나 판사가 될 거야.' 이러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경우도 있고요, 어떤 사람은 앉아서 공부하는 걸 너무 잘하는데, 공부하면 지루하고 재미없으니 돌아다니며 할수 있는 일을 찾기도 합니다.

물론, 자신의 재능과, 하고 싶은 일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재능과 하고 싶은 일이 딱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늘 사람은 고민하게 되고, 어려움을 만나게 되는데요


내가 가진 탤런트, 달란트를 잘 돌아보며 그것에 고마워하는 마음을 한번 가져봤으면 합니다. 그야말로 선물이잖아요. 그리고, 그렇게 거저 주어진 건, 절대 방치하고, 내버려 두면 안 될 겁니다. 거저 받은 선물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쓰고, 그에 보람을 느끼고, 그게 꼭 내 주된 업이 아닐지라도 그렇게 살아보면, 분명, 삶에 또 다른 큰 기쁨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재능이 직업이 되면 더없이 좋고요~~


그래서, 저도 주어진 재능을 갈고닦으며^^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마태 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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