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방송일 하면서 수많은 스타들을 섭외해왔는데 언제나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답을 한 번에 주는 경우는 거의 없죠. 연락하고 또 연락하고 찾아가고, 그러면서 톱스타 섭외를 꽤 했습니다. 스타들을 인터뷰하고 출연하도록 꾸미는 일은, 온전히 그 스타를 위한 일이어야 합니다. 이걸 이해 못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스타들은 어떤 예능이건 어떤 인터뷰 건, 사실 안 해도 그만 이잖아요. 하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잘하도록 마련해준다면, 흔쾌히 나오게 되는듯해요. 그렇게 출연해준 톱스타들에게 스태프들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소중하게, 그 스타를 위한 시간을 꾸며야 되지 않을까~ 이게 스타들과 일해온 저의 신조입니다. 그리고, 스타들은 재밌는 내용이면 섭외를 수락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재밌으면 좋으니까^^
그리고, 배우들에겐 드라마나 영화 출연 요청이 이어지죠. 그렇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 대본, 감독 등등등 다양한 조건을 보게 될 텐데요, 어떤 배우는 거절한 것마다 대박이 나서 안타까워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배우는 출연한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해서 ‘흥행 보증수표’라는 닉네임이 붙기도 하죠. 그간 이런저런 연예계 섭리를 보면, 배우에게 작품은 운명인 거 같아요. 어느 순간 찾아오는, 인생을 뒤 흔들어버리는 사건. 호텔델루나를 통해 배우 여진구씨, 아이유씨가 재평가를 받게 된 것처럼, 이 두 사람은 호텔델루나를 선택했고, 인생 작품을 만난 겁니다.
진선규 배우가 범죄도시를 한 것, 김남길 배우가 열혈사제를 한 것, 이렇게 작품으로 삶이 바뀌는 경우는 무궁무진해요.
그런데, 그나마 섭외를 받는 배우들은 행복한 거죠. 수많은 조연배우들은 섭외를 기다리고 있어요. 예전에 김의성 배우님이 SNS에 쓴 내용인데, 영화 조연 몇 번 출연하는 것 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안 되고, 드라마를 꾸준히 해야 먹고살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거죠. 대다수 배우들의 고충을 우리가 어떻게 다 알겠어요. 너무나 힘들 겁니다.
힘든 일 털어놓고 싶은 사람을 섭외하는 경우도 있고, 또 내가 뭔가를 해보니, 너무 좋더라, 우리 같이하자~ 이런 경우 있죠. 걷기 운동을 해보니, 그림을 배워 보니, 요가를 해보니, 성서모임을 해보니 너무 좋더라 같이하자고 섭외! 제가 최근에 이런 종류의 섭외를 하면서, 은근 뿌듯함이 있었답니다.
저는 스타들 섭외할 때, 프로그램 내용을 잘 써서, 간절함을 담아 이메일을 보내면, 성공하는 확률이 좀 높았어요. 대부분 스타들이 기획안을 보고 섭외 수락을 결정하는데, 그 기획안에 진심을 담아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쓰면 섭외에 응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생각해보면, 내 인생의 다양한 일들에 함께 동참해줄 사람을 섭외한다는 것만큼 뿌듯하면서도 벅찬 일이 있을까 싶어요. 함께 하자는 거잖아요.
우리 함께 해요~~~^^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루카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