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게 걸어왔고, 아직 멈추지 않았다

by 담아든
2.5.2_2.5.2.jpg

살면서 한 번씩 확신이 서지 않는 순간이 있다

오랜 시간 삶에 진심을 다해 살고 있으면서도

이것이 옳은 건가, 또는 이대로 괜찮은 건가, 하는 의문이 들면

잠시 멈춰 서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2.5.7_2.5.7.jpg

엄마가 된다는 것이, 주부가 된다는 것이

다른 어떤 일들보다도 흔들리는 일인 줄 알았다면

조금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작했을 텐데.


2.5.8_2.5.8.jpg

나의 삶에서 '나'를 2순위, 혹은 그 뒤로 밀어 두고 시작해야만

온전히 살림을 즐길 수 있다는 걸,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다


2.5.15_2.5.15.jpg

오랜 시간이 흘러

조금은 살림에 대해 깨우쳐갈 즈음이 되었을 때

어쩌면 처음보다 조금은 단단히 서서

덜 흔들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2.6.1_2.6.1.jpg

살림의 무게로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이제는 꽃을 피워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2.7.1_2.7.1.jpg

비로소 '나'라는 사람이

그 처음보다 조금은 더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2.8.2_2.8.2.jpg

시간이 흘러보니

그때 그 순간은 모두 의미가 있었다


2.9.2_2.9.2.jpg

처음이어서 서툴러야 했고

넘어져서 아파야만 했다


2.9.5_2.9.5.jpg

때로는 꼭 슬퍼야만 했고

어쩔 땐 절망해야 했다


2.10.7_2.10.7.jpg

무엇이든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기에

어쩌면 견뎌냈는지도 모르겠다


2.12.2_2.12.2.jpg

오늘도 나는 어김없이 살림에 진심을 담는다

처음의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그럴 거라는 듯이.


2.12.4_2.12.4.jpg

시작은 무턱대고 시작한

무모한 용기였더라도

2.12.5_2.12.5.jpg

아마 마지막 즈음에는

그런 시간이 쌓여

그리움이 넉넉히 흘러가리라.


2.12.9_2.12.9.jpg

조금은 느리게 걸어가더라도

괜찮다


2.12.12_2.12.12.jpg

가끔은 멈춘다 해도

그것도 괜찮다


2.13.39_2.13.39.jpg

살림이

나의 삶이고

그 시간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진심이었으니.






By 담아든


토요일 연재
이전 06화한 그릇이 건네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