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의 시험 첫날.
큰 딸이 먼저 집에 와서 점수를 말하길래,
조금 더 잘 볼 수 있었겠다, 말하며 아쉬움을 전하고 있을 무렵.
울먹거리며 작은 딸이 집에 들어온다
언니와 달리 처음으로 시험을 본 작은 딸은
시험 보기 전부터 많이 긴장했던 터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울면서 들어오는 걸 보고 걱정이 앞섰다
방금 큰 딸에게는 아쉬운 소리를 했는데
큰 딸보다 더 시험을 못 본 작은 딸에게는
나도 모르게 토닥이며 위로를 한다
이런 게 막내라는 건가.
아이를 보며 괜찮다고,
처음이니 괜찮다고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아마 지금의 이 말이
아이에게는 가슴에 와닿지 않을 거다
아이도 나처럼
나중에 오랜 시간이 흘러
지금의 1점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날이 오겠지
누구나 처음은 그래.
서툴고 실수하지
시간이 흘러 지나고 보면
그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말할 날이 꼭 올 거야
그날 저녁,
작은 부엌에서 뚝딱뚝딱 요리가 시작된다
속에 편하고 든든한 음식들을
정성껏 하나씩 만들어내고
말로는 닿지 않을 위로를
작은 냄비 속에 꾹꾹 눌러 담는다
작은 딸이 좋아하는 반찬들로
밥상을 가득 채우면
슬며시 다시 미소가 돌아온다
내 살림이 사랑을 담아 위로로 번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