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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희 Jun 18. 2017

독자 시낭독#5 퓰리처상 수상<에이미 로웰 - 택시>

오늘은 1926년 사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에이미 로웰 (Amy Lowell  1874 – 1925)의 시 중에 "택시"를 유지연님께서 감성 넘치게 낭독해주셨습니다. 사랑과 그리움에 관한 시입니다. 


택시 
                    - 에이미 로웰

당신에게서 서서히 멀어질 때 
세상은 축 늘어진 타악기처럼 
의기소침하게 울립니다. 
쏟아지는 별을 향해 당신을 부르고 
바람 부는 능선에 대고 소리칩니다. 
길 하나가 스쳐 지나면 또 다른 길이 
빠르게 엄습하여 
당신을 아득히 밀쳐내고 
도시의 불빛이 눈을 찔러 
당신 얼굴이 더는 보이지 않습니다. 
밤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상처 입히면서 
어찌하여 나는 당신을 두고 떠나야 하나요?









에이미 로웰  
(미국, 시인, 평론가 1874~1925)


레즈비언이고, 덩치가 크고, 시가를 즐겨 피고, 문단의 독단을 비판했다고 남성 시인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폄하된 시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동료 시인들의 시를 호의적으로 비평한 글을 실었고,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사망한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는다. 

19세기 후반에도 여성을 향한 사회 제도와 인식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에이미 로웰은 여자에게 고등 교육이 필요 없다고 믿었던 가족의 반대로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 그 대신 엄청난 독서로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달랬다. 그녀는 1902년 28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후에 에즈라 파운드를 만나 이미지즘에 심취한다.  
1915년 영국의 이미지즘 운동에 동참했을 때, 독재적으로 문단을 이끌던 에즈라 파운드와 민주적인 운영을 주장했던 에이미는 크게 대립한다. 더욱이 에이미의 경제력을 이용하려 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에즈라 파운드는 에이미 로웰을 조롱하고 헐뜯으며 문단에서 따돌린다. 그러나 에미미는 어떤 방해에도 포기하지 않고 문단 운영과 선집의 편집 방향을 민주적인 형태로 개선한다.








에이미는 간결하고 분명한 시어를 사용하였고, 대상의 세부를 관찰하고 본질을 묘사하려 애썼다. 그녀의 시는 현대 모더니즘 시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사후에 그녀의 시는 어느덧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문학사에서도 자취를 감추게 된다. 잊혔던 그녀의 시는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으로 다시 세상의 빛을 받게 되었다.  

에이미 로웰은 1909년에 11살 연상인 배우 아다 드위어 레쎌(Ada Dwyer Russell,1863–1952)을 만난다. 1912년경부터 에이미가 사망하는 1825년까지 레즈비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한다. 에이미는 평생 연인 아다와의 사랑을 에로틱한 시로 표현했다.  

에이미 로웰은 51세로 사망한 이듬해인 1926년에 『What's O'Clock』(Houghton)으로 퓰리처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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