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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송 Oct 17. 2022

나도 매일 글쓰기를 하고 싶다

몇 주 동안 커피와 각종 과자류를 끊임없이 입에 밀어 넣고 있습니다.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라 업무강도가 높아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커피와 과자에 자꾸 손이 갑니다. 주말만이라도 커피와 과자를 좀 끊어보려 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이미 중독되었나 봐요.   

   

가장 중독되기 쉬운 음식이 카페인과 정제탄수화물과 설탕이라고 어디에선가 들은 것 같아요. 카페인은 위장장애와 손 떨림, 메스꺼움, 불면증을,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고 과체중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다시 찾게 됩니다.    

  

지난주부터에 새로 참여하는 글쓰기 모임의 주관자는 매일 글을 써서 SNS를 통해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곤 합니다. 책을 여러 권 출간한 작가이지만 주된 직업은 따로 있는 사람이라 어떻게 그렇게 매일 글을 쓸 수 있는지 부러웠습니다.  그 사람을 보면서 아침저녁으로 커피를 마시고 수시로 과자를 먹듯이 매일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글쓰기에 중독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쓰기는 구조와 서사를 갖춘 내용을 만들어 내야 하고, 사실관계 확인과 깊이 있는 정보 전달을 위해 책을 읽고 사람들을 관찰하고 때로는 인터뷰도 해야 해요. 그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내 의견이 잘 전달되도록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글을 다듬어야 하죠.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이런 작업을 늘 하고 있다는 말 아니겠어요? 제게는 꽤 어려운 일인 것 같아서 그 사람을 보면서 조금은 우울해졌습니다.


사실, 먹는 것에 중독되는 것과 글쓰기에 중독되는 것도 메커니즘은 동일해 보입니다. 무엇인가를 취하고 그로부터 얻는 만족감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것 말이에요. 먹는 것은 취하는 과정이 간단하고 쉬워서 빠르게 중독되고, 글쓰기는 성취물을 얻는 과정이 힘겹고 길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그러고 보니 글쓰기에 중독되고 싶은데 감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괴로운 창작의 과정을 견디기 싫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그래도 글쓰기가 주는 성취감과 만족감, 자신감과 안정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제가 알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워요. 중독에 이르는 고된 과정과 시간을 견뎌내겠다는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성취감, 만족감, 자신감, 안정감을 얻기 위해 내달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다른 작가의 글쓰기 습관을 보고 잠시 의기소침해졌었는데요, 매일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그날까지 긴 여정을 간다고 생각하고 조급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지금 제게는 지치면 좀 쉬어가고 재미를 더하여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는 자세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매일 쓰는 날이 제게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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