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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장님과 코끼리

진실의 조각을 찾아서

by 스윗대디

언젠간 삶을 완벽히 이해하는 날이 올 거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완전한 어른'이 되어 인생이 뭔지 깨닫게 될 거라 믿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흔이 되고 보니, 삶은 결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여전히 인생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고, 마치 정답 없는 시험을 치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확신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분명해 보였던 것들이 희미해지고, 흑과 백으로 나뉘던 선택들은 점점 더 많은 회색빛을 띠어 갑니다. 정답이라 믿었던 것들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고, 삶을 계획하고 통제하려던 오만함을 서서히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집니다. 정답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 때문일까요? 모든 걸 알아야 한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깨닫게 됩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단편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모두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요.


마치 장님과 코끼리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장님과 코끼리


다섯 명의 장님이 거대한 코끼리를 만진 뒤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사람은 코끼리의 다리를 만지며 말했습니다.


"이건 기둥이야."
그러자 코를 만진 다른 사람이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습니다.
"아니야, 이건 이지!"

귀를 만진 장님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이건 부채잖아!"
몸통을 더듬던 장님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아니야, 이건 이야."

마지막으로 꼬리를 잡은 장님이 모두를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다 틀렸어. 이건 누가 봐도 밧줄이잖아!"


그들은 각자 자신이 느낀 것을 진실이라 믿으며 서로를 부정하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코끼리 전체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진실의 조각을 찾아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경험으로 세상을 판단합니다.


어떤 사람은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가족과 사랑이 전부라고 이야기합니다. 누군가는 성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소소한 일상 속에 행복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인생은 넓은 바다와도 같습니다. 한쪽에서는 잔잔한 파도가 일고, 다른 쪽에서는 거친 풍랑이 몰아칩니다. 어떤 이가 평온한 항로를 따라 나아가는 동안, 어떤 이는 끝없는 안갯속을 헤매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지만, 이 바다의 전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의 말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코끼리를 바라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삶의 전체를 볼 수 없기에, 완벽한 진리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40년 동안 고민하고, 읽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손에 쥐게 된 저만의 작은 진실의 조각들이 있습니다. 이제 그 조각들을 저와는 다른 항로에서, 같은 바람을 맞으며 항해하고 있을 당신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삶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는 동안, 누군가의 조언 한 마디가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이 조각들이 작은 등불이 되어 당신의 길을 밝혀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부터, 제가 지금 보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은 어떠한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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