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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요한 건 없다

첫 번째 조각

by 스윗대디


한때는 모든게 너무나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공부, 일, 친구, 연애, 결혼.

삶의 모든 부분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라도 된 듯, 내 행동과 결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살았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깨닫습니다.
이 모든 것이 마치 누군가가 만든 게임 같다는 것을요.


우리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무대 위에서, 이유도 모른 채 달리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왜?"라는 질문 없이, "어떻게?"에만 집중하게 된 것이.
어떻게 더 성공할지, 어떻게 더 인정받을지, 어떻게 더 행복해질지.


그런데 정작,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요?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마흔 즈음엔 답을 알게 될 거라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순간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분명해진 것은 단 하나.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살아가고 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곳을 떠납니다. 그토록 애써 지켜온 것들도, 소중히 품어온 관계들도 결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 중요했던 모든 것들과의 이별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니, 애초에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이 존재하는 걸까요?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아, 이것도 별거 아니었구나."





사실, 중요한 건 없다


한때는 관계가 중요했습니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내가 상대에게 중요한 사람인지 고민했습니다. 상처받으면서도, 더 가까워지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관계들은 결국 보이지 않는 질서에 따라 정리되었습니다.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을 뿐이었습니다.


한때는 목표와 성취가 중요했습니다.


합격이라는 두 글자가 나를 완성시켜 줄 것만 같았고, 인정이라는 두 글자가 나를 증명해 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문을 통과해도 삶은 여전히 불완전했고, 나는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모든 순간이 그토록 중요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별거 아니었습니다.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했던 관계도,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목표도,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처럼 한 순간 반짝이다 흩어질 뿐이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가볍게, 더 멀리


중요한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된 후로 삶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집착을 내려놓고,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벼워지고 나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길을 걸으며 스치는 바람의 상쾌함과, 커피 한 잔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 고양이의 눈을 바라보며, 문득 평안과 행복을 느낍니다.


고민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는 법을 배웠습니다. 애쓰는 하루가 아닌, 소소히 즐거운 하루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히려 원하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잡으려 할 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던 것들이, 이제는 조용히 다가와 내 곁에 머무릅니다. 애써 바꾸려 하지 않았는데도, 모든 것들이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내려놓은 뒤 나의 세상은, 나도 모르는 사이 중요한 것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마치, 찾기를 포기하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TV 리모컨처럼 말입니다.


삶과 죽음을 생각하면, 사실 중요한 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매 순간이 소중합니다. 언젠가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하기에, 굳이 붙잡으려 애쓸 필요 없습니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흐르는 물살을 타듯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

하루를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는 것.

인생의 의미를 직접 찾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만이 우리 삶에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흔 #40대 #철학 #자기계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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