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미래앤
나는 걷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걷는 여행 역시 참 좋아한다.
이 책의 작가 역시 걷는 여행을 하는 사람이란다.
지금이야 산티아고가 우리 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걸으러 가지만,
작가가 걸었던 당시(2000년대 중반)만 해도
그 길을 지나간 한국인은 이 사람이 처음이란 소릴 들을 정도로 낯선 여행지였단다.
글쎄.....
여행지란 표현이 맞는건지 모르겠다.....
그곳은 '여행'이라기 보다는 '성찰'을 위한 곳이기에....
그런데 또 어찌 생각하면,
우리 인생 자체가
삶에서 시작해 죽음으로 끝나는 여행이기에,
그 여행의 목적과 방향을 잃은 이들이
다시 목적을 찾고 방향을 결정하려 모여드는 곳이니
산티아고는 험한 인생여정의 셸터(shelter)일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딱 그림도구와 옷 두 벌, 침낭과 구급약만 배낭에 넣은 채
그 길을 걷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다 예쁜 곳이 있으면 앉아 그리고,
내가 머문 알베르게를 그리고,
그 동네 성당을 그리고,
함께 걷는 사람들을 그리고......
그렇게 그 길을 걷고 싶어졌다.
그렇게 간다면 아마 1년도 넘게 걸리겠지? ^^;;;;
10년 뒤,
7월 25일이 일요일이 되는 날,
내 아이, 내 남편과 함께
산티아고에 도착해 축제를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힘들고 또 힘들거란 생각은
이미 지운지 오래다. ^^;;;
지금 이 순간,
가고 싶다, 떠나고 싶다....!
이십 년이 흐른 후
당신은 이룬 일들보다
하지 못한 일들로 인해 더 깊이 좌절하리라.
그러니 밧줄을 던져라.
안전한 항구로부터 배를 출항시켜라.
돛에 무역풍을 달아라.
탐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 마크 트웨인
-p.36-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
-p.64-
"인생은 단 한 번뿐인 데다가 너무나 짧아. 그러니 시간을, 젊음을 낭비하지 마. 네 마음을 끄는 무엇이 어딘가에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그곳으로 달려가. 설혹 그 무엇인가를 네 것으로 하지 못한다 해도, 네가 잃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거야."
-p.83-
"무엇이든 겪어보는 게 좋지 않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야.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경험으로 충만하게 채워낼 의무가 있어."
-p.84-
나는 늘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무엇으로 견뎌가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내가 나고 자란 좁은 땅 바깥, 그 너머의 삶이 궁금했다.
-p.97-
그래, 중요한 건 어디까지 가느냐 하는 결과가 아니라 어떻게 가느냐 하는 과정인 것을!
-p.106-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것은 이제 선교의 목적이 될 수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교란 불교도가 더 나은 불교도가 되게끔, 이슬람교도가 더 나음 이슬람교도가 되게끔, 힌두교도가 더 나은 힌두교도가 되게끔 돕는 거지."
-p.171-
신을 믿는다는 건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에 대해 책임지는 일이고, 지구 위에 벌어지는 아픔을 나누는 일이고, 내 손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기꺼운 마음으로 손 내미는 일이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모험조차 신에 대한 믿음 하나로 기꺼이 감수하는 게 아닐까? 교회의 성벽에 틀어박혀 내세에 대한 보증보험을 들어두는 게 아니라!
-p.172~173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춤추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라, 여기가 천국인 것처럼.
-p.175-
* 보탬 1 :
독서모임 멤버분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사실 여행서 치고 너무 오래된(2006년) 책인지라
정보면에서 살짝 아쉬움이 있었지만,
뭐 지금 당장 산티아고를 갈 것도 아니고.....
여행 에세이 한 편 읽는다 생각하니
글도 사진도 편하게 읽혔다.
다음엔 최신판 정보가 더해진 책으로 한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 보탬 2 :
천주교 신자인 우리 엄마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다.
나는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나 역시 산티아고를 걷고 싶은 맘이 있다.
엄마께선 나와 함께 이 길을 가고파 하시지만,
정작 걱정은
엄마가 비행기를 못 타신다는 것과
못해도 30여키로는 될 배낭를 메고
800km를 걸으셔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드니 엄마와 함께 둘만의 여행을 못해본 게
참 맘에 걸리고 후회가 된다.
산티아고는 힘들겠지만,
또 다른 가까운 곳의 순례지를 찾아보아야겠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엄마와의 여행을 계획해 보아야겠다.
그리고...
이 책은 엄마에게 선물로 드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