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한(황금시간)
우리 엄마의 소원 중 하나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것이라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다.
하지만, 비행기를 잘 못타는 엄마는
그저 그 소원을 꾹꾹 가슴에 눌러야 했다.
나도 언젠가는 걷고 싶은 길이긴 하나
엄마와 함께 걷는 것을
한번도 상상해보진 않았다.
그러고보니
나는 엄마와 둘이서
한번도 여행을 해 보지 못했네.....
그게 새삼 참.......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다 큰 아들이 환갑을 앞둔 엄마와 함께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두번에 걸쳐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했단다.
매일매일이 순탄하고, 트러블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들과 어머니는
모자지간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우리도 갈까? 산티아고?"
엄마가 대답했다.
"난 못 가. 그냥 우리 나라 성지를 다 돌아보는 걸로 만족할래. 네가 준 책으로 간 셈 치지 뭐."
문득, 가슴이 아려온다.
더 늦기 전에
엄마와의 여행을 계획해야겠다.
운전 못하는 딸인지라
기차 타고, 버스 타는 여행이어야겠지만,
그 역시 엄마와 내겐 멋진 추억이 되리라.
"엄마, 내년엔 우리 둘이 한번 떠나봅시다~!"
20170721 금요일
* 보탬 : 엄마와 다녀 온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용기가 생길 것이라 생각해서 산 책. 하지만, 우리 엄마와는 갈 수 없다 생각하니 또 왠지 맘이 아프다.
읽다보니, 엄마의 자리에 아들이 슬그머니 들어온다.
10년 후면 아들은 19, 나는 52....
이들 모자처럼 나도 아들과의 산티아고를 꿈꿔본다.
나의 엄마로 시작해 나의 아들로 끝나는
산티아고를 향한 불확실한 설렘.....
나는,
엄마의 소원을 가슴에 품고,
아들의 희망에 응원을 보내며,
그곳을 걸을 수 있을까?
그곳에 발자국 하나 찍고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