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나는 그렇게 고양이가 좋더라.
방관자적인 눈빛 하며,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태도 하며,
너는 인간일지언정 내 군주는 아니거늘
하는 자세까지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다.
아이 치과치료를 마치고
잠깐 들른 고양이 카페에서
"왔으니 적당히 놀다 가시게.
우린 알아서 함세."
하는 듯 한 고양이들을 보니
왜 마음이 편해지고, 웃음이 나는지.....
속속들이 알아야 하고,
내가 꼭 옆에 있어줘야만 하고,
힘든 일이든 기쁜 일이든 함께 나눠야 하고,
(심지어 안 알리면 서운해하고)
너의 이러이러한 점들에 대해 내 온 맘과 진심을 다해(너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조언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그런 것들이 모두 어우러져 있을 때
진정 우리가 되고,
진정 친하다 라고 정의내려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들......
관계의 버거움이 느껴지는 요즘이기에
서로의 터치를 최소화 한 고양이들이
편안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사는 사회,
함께 나누는 정,
이런 것이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자 삶의 활력이겠지만,
너무 복잡하고 세밀하게 연결된
나와 너와 그와 그녀, 우리의 관계가
한데 엉켜 옥죄는 듯도 하여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다.
심플하게.....
끊을 것에 단호히 끊고
모든 말을 다 담지 말고
나와 다른 것에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것.
고양이 처럼
<우리>에서 <너>와 <나>를 분리하여
서로의 영역을 인정해 주는 태도...
때로는 이런 자세가
나날이 복잡하게 늘어가는 관계에
숨 쉴 수 있는 작은 틈을 만들어 줄 수 있지는 않을까?
고양이 카페에서
고양이들을 그리다
또 이렇게 생각 삼천포로 빠져본다.
오늘의 선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