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부터 꿈이 있나요? 좌절금지, 나만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
나는 늘 좋아하는 일이 뚜렷한 사람이 부러웠다
아니 지금도 부럽다. TV에 나오는 무명 시절이 길었던 배우, 운명처럼 자신이 원하는 길을 마주한 순간 혹은 재능, 힘들어도 버티게 한 끝없는 열정, 다른 길로는 눈길도 주지 않는 뚝심 혹은 업에 대한 확신이.
수능을 마치고 성적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정했다. 물론 영 생뚱맞은 학과를 정한 것은 아니었다. 학창 시절 내 희망학과는 늘 심리학과였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했던 나는 아마도 사람과 세상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에 그나마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 내가 진학한 전공은 신문방송학과, 희망학과와 영 결이 다르진 않았지만 좀 더 실용적인 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진학한 신방과, 내 눈앞에는 꿈에 부푼 이들이 더욱 가득 찼다.
신방과를 희망학과로 선택해 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나운서, 기자, 방송국 pd 등을 꿈꾸며 들어온 이들이 많았고, 그 틈바구니에서 늘 나는 왜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고 싶은 게 없을까 더욱더 내 자신이 초라하고 초조해졌다. 물론 학년을 거듭할수록 희박한 가능성의 현실을 깨닫고 대부분 복수 전공을 하거나 전공과 전혀 다른 일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무난하게 도움이 될 스펙을 차곡히 쌓고 있었다. 토익, 어학연수, 대외활동 등등. 당시에는 막연했지만 나는 치열했다. 어떤 경험도 스펙도 열심을 다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리고 실제 그 스펙들은 먼 훗날 내게 도움이 된다.
꿈은 명사가 아닌 동사
어렸을 땐 꿈 = 하고 싶은 일, 명사로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날 운명처럼 뚝 떨어진, 마치 계시를 받는 것처럼 사고처럼 내 인생에 나타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물론 그렇게 사고처럼 고민할 필요 없이 자신의 꿈을 찾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운이 좋은 경우일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기도 하고,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 남겨 두고 다른 곳에서 보람과 재미를 찾기도 한다. 각자의 가치관이 다르니 무엇이 맞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하루의 8할을 일을 하며 보낸다. 그 많은 시간을 쏟는 데 그 시간이 나에게 무의미하고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여겨진다면 나는 일생의 8할을 좋아하는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만 하며 일생을 보내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 서글퍼진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제는 꿈이 명사가 아닌 동사라는 것을 안다. 어렸을 적 대통령, 기자, 선생님과 같은 직업이 아닌, '나의 역량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과 같은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꿈을 정해야 더 멀리 긴 호흡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늘 변화하는 나에게 맞춰 함께 내 꿈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
꿈은 결국 나에 대해 귀 기울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알아야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사소한 순간도 힌트가 되어 내 꿈의 방향을 잡아준다.
꿈이, 좋아하는 일이 나를 포함한 누군가에겐 평생을 걸쳐 그리고 열심을 다해
찾아가고 좁혀가는 과정이라는 얘길 해주고 싶다.
앞으로 좋아하는 일을 좁혀가며 나만의 꿈을 지어가는 나의 여정을 공유하려 한다.
왜 나는 좋아하는 일이 없지, 왜 나는 무색무취의 인간인가 고민하고 절망하는 나의 20대를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소소하지만 따뜻한 위로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