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일차/1인 언어치료실 10년 차 안식월이야기
2015년 2월의 어느 날
생소하기 이를데 없는 1인 언어치료실을 시작했습니다.
2002년부터 언어치료사로 일을 시작하고
10년 넘게 근무했던 치료실을 퇴사했습니다.
그 때 저는 유아교육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습니다.
제가 치료실을 오픈하고 운영할 생각은 1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이 운영하던 학원 공간 중 일부인 202호를 선물처럼 얻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학원으로 사용하던 공간이라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부담하기에 버겁지 않은 보증금과 임대료였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실 1인 언어치료실로 시작을 한다는 말을 했을 때
이 업계에 있는 분들이 진심으로 저를 걱정하며
"바우처 하지 않고 그렇게 하면 망한다."
"선생님, 그렇게 하면 애들이 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런 말을 듣고 시작했지요.
사업자등록증 상 개업일은 2015년 2월 23일입니다.
이미 1월부터 간단한 셀프공사와 물건들을 옮겨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1인 언어치료실 온맘은 망하지 않았고
만 10년이 되는 날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보니
제가 한 선택 이후 나름의 성장을 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수고한 나를 위해 뭐라도 셀프 보상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다
그 동안의 수고가 명품백 하나 정도는 스스로에게 선물할만 하지만
명품백에 관심이 별로 없는 저이기에
제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제주 한달살이'
제가 지은 별칭이 '명품백 대신 제주를 선물하다'
사실 그렇게 마음을 먹었지만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과연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비울 때
치료실 어머니들이 이해해 주실까?
가족들을 두고 긴 시간을 제주에 가는게 가능할까?
비용은 어떻게 하지?
오만가지 걱정이 저의 발목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1인 언어치료실 10년을 망하지 않고 운영했다는 것 말고도
육아, 직장, 학업 등등 여러 몫을 감당하며
두 딸을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졸업시킨 것도 기념하고 싶었습니다.
제주 숙소를 알아보고
차를 가져갈거라 교통편도 알아보고
나중에 어찌되더라도 일단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남편에게 허락을 구하고 아이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시간은 흘러 흘러
제주로 떠나야 할 날이 다가왔습니다.
#0일차
떠나는 날 오전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코칭을 마치고
일찌감치 사천으로 향했습니다.
배에 차를 싣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사천을 드라이브 여기저기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을 해서 터미널 대합실에 앉아서 챙겨간 책을 읽었습니다.
1인분의 안식월을 시작하는 저에게 책속에서 울림을 주는 문구들을 자주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0일차부터 뭔가 시작이 좋은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배에 차를 실었습니다.
배 안으로 차를 넣을 때 약간은 겁나고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차를 넣고 밤새 제가 묵을 공간으로 갔습니다.
제가 선택한 방은 다인실 침대방이었습니다.
방에 들어가니 2층 침대들이 쭈욱 있었고 저는 1층 침대에 배정이 되었습니다.
침대에 들어가서 커튼을 치니
그야말로 딱 1인분의 공간이 선물처럼 찾아왔습니다.
늦은 밤 11시 30분쯤에 출발한 배는 다음날 새벽 6시 30분에 제주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자~드디어
온맘쌤의 안식월 1인분의 1일차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떤 1인분의 이야기들로 채워질지 궁금하시죠?
그 이야기에 함께 해 주세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반응은 저를 힘나게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