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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Yoon Jun 05. 2021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원나잇




당신은 원나잇에 대한 편견이 있는가?



원나잇에 대한 잣대와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관련된 인터뷰를 보면 10명중 7명은 원나잇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터뷰 영상에서 여자 인터뷰어가 나왔다. 원나잇 찬성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서두는 이렇게 시작했다.


"저는 해본 적 없지만, 원나잇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원나잇 찬반 의견에, 찬성이면 찬성이지 왜 본인의 경험 유무는 밝히는지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원나잇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은 안했다? '나는 원나잇 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예요 하지만 저는 원나잇에 편견은 없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대변하고 싶었던 걸까? 어째서일까?


그건 아직도 우리가 색안경을 끼고 원나잇을 바라보기 때문 아닐까?


젊은 친구 대다수가 ‘원나잇'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경험이 없거나, 경험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당당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원나잇 경험이 다 수 있는 여자는 본인은 굉장히 쿨하고 열려있는 사람이라 말한다. 자기는 잘 놀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하지만 가슴 속 깊은 내면의 '나'도 정말 쿨 한가? 아니면 편견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이 '나는 쿨한 여자' 이기 때문에 쿨 한 척 하는걸까?


안타까운것은 원나잇을 잘 즐기는 여자도 본인이 좋아하는 남자가 나타나면 원나잇 사실은 꽁꽁 숨긴다. 원나잇 경험이 많다는 걸 남자가 알면 자신을 쉬운여자라 생각할까 불안해 한다.


여전히 우리에겐 원나잇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그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여자가 원나잇을 하게되는 계기


원나잇의 문제는 항상 여자다. 남자가 원나잇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는 경우는 없다. 내가 볼때 원나잇을 즐길 줄 아는 여자는 극소수. 여자 10명에 1명? 나머지 9명은 내가 원나잇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단순히 남자가 마음에 들어서, 호기심과 분위기에 취해 저질러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원나잇 얘기 들어보면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거다.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


술에 떡이 되서 섹스를 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고, 술을 마셨다는 핑계삼아 스릴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남자가 마음에 들어서 원나잇 하는 사람도 있고, 이유야 어쨌든 여자라는 동물은 관심도 없는 이상한 남자랑 원나잇? 절대 안한다.


그리고 원나잇을 하기까지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내가 적어도 괜찮은 남자랑 섹스하는 걸까? 이 남자 따라가도 안전할 걸까? 중요한 건, 여자가 원나잇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100프로 남자에게 호감을 느꼈다는건데 이 호감을 느꼈기 때문에 여자의 원나잇이 원나잇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와 원나잇을 하고나면 썸이라도 탈거라 기대한다. 이러니 맨날 잠자리가 끝나고 남자한테 연락 이 없으면 허탈함에 현타가 찾아 오는 것 아니던가.


반대로 남자에게 원나잇은 굉장히 일차원적이다.

여자가 내 취향이고 아니고는 나중의 문제고,  내가 오늘밤 섹스를 할 수 있으냐 없느냐의 문제만 가지고 있다. 아, 젠장. 가끔 남자의 뇌가 너무 탐난다.


최근 원나잇 주제로 친구들과 모여 대화 하는데 남자들 대부분이 우스개소리지만 진담으로 말하더라.

"원나잇? 하면 좋지. 오늘밤은 내 손 안쓰고 사정할 수 있는데 얼마나 좋냐?"


그렇지. 이게 진짜 남자가 생각하는 원나잇이지.

어쩜 이렇게 고차원적으로 일차원일 수 있을까.






원나잇의 장단점을 꼭 이렇게 적어보려 한다


단점 


1.성병

원나잇하고 멘붕터지는 경우가 바로 성병이다. 주변을 보아도 남자가 원나잇 하고 식겁한 경우는 성병 밖에 없다. 특히 해외에서 벌어진 원나잇이라면 이건 성병걸릴 확률 60%라고 봐도 된다. 해외유학생활이나 워홀하고 돌아간 사람들이 본인 성병 걸린줄도 모른채 귀국해서 국내 성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기사도 보았다.


사람들은 안전한 섹스를 하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병의 종류도 모르고, 어떻게 옮아가는지도 모르는데, 안전한 섹스는 어떻게 할 수 있는건가? 아직도 난 사람들이 콘돔끼면 성병을 예방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할 때마다 기겁한다.



2.피임

가끔 여자들은 피임방법을 남자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남자가 콘돔을 착용 안했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지만 피임은 여자가 기본적으로 자신의 몸을 지키는 유일한 수단이다. 피임은 전적으로 여자의 책임이고, 애인도 아니고 원나잇을 하는데 피임 제대로 안하는건 무슨 베짱인지 모르겠다.


"하다가 빠졌어요, 하다가 느낌 안와서 뺐어요, 질외사정 했으니 괜찮겠죠?"

나는 이 문제에 있어서는 단연 여자의 무지와 용기에 박수나 쳐줄란다.


3. 몰래카메라

옛날에는 남자들이 자기랑 잔 여자 사진 모아다가 보여주고 했는데 요즘은 인스타그램이 있으니까. 인스타 보여주면서 어제 얘랑 잤다 하는 정도는 귀엽게 봐줄 수 있다. 그런데 전문 장비 들고와서 섹스 영상 찍는 놈들은, 이건 정말 답이 없다.


게다가 요즘 소형카메라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카메라가 펜에 달려있기도하고, 자동차 키, 제일 소름돋았던건 나사처럼 생긴 카메라였다. 혹시나 내가 원나잇한 사람이 내 영상 찍어서 포르노 사이트에 올리기라도 하면 이것처럼 인생 하루아침에 뒤집어 지는 일도 없을거다.





장점


이런 단점을 뒤로하고 원나잇의 유일한 장점을 이야기 하자면

아마 '내 인생 최고의 섹스'를 원나잇으로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거다.


성인남녀 두 사람이 동의하에 모텔을 간다. 이 두 사람의 머리속엔 온통 섹스 생각 뿐이다. 머리로도 몸으로도 섹스를 원하고 행하는데 섹스가 안 좋을리 있겠는가? 게다가 낯선 사람과의 섹스는 스릴감도 있지만 타인이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저속하고 더럽다고 여겨지던 행위들을 시도해 볼 용기가 생겨난다. 오늘 보고나면 다신 안 볼 사람이니까. 평소의 나라는 사람은 없다. 나도 몰랐던 전혀 다른 인격체로 돌변해 섹스를 할 수 있게된다. 그래서 인생 최고의 섹스를 물어보면 연인사이의 섹스보다는 타인과의 섹스나 원나잇이 최고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것이다.






원나잇을 잘 하기 위해선?

원나잇의 목적은 섹스 딱 하나뿐이고, 내가 최고의 섹스를 하고 싶다면 원나잇 처럼 좋은 기회는 없다. 하지만 원나잇을 하기 위해선 기본전제 조건이 반드시 필요하다.


1. 충분한 연애와 성경험이 있어야 한다.

(원나잇 = 섹스 : 절대불변의 공식을 잊으면 안된다.)


여기서 성 경험은 내가 얼마나 많은 섹스를 해 보았냐가 아니라, 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성병과 피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몸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다. 충분한 자위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원나잇을 통해서 안전함과 스릴감의 균형을 잘 잡아 최고의 섹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로맨티스트들에게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연애, 사랑, 섹스, 결혼이 한 장르에 있지만 절대 같은 카테고리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연애를 몇 번 해보면 사랑과 섹스가 절대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된다.


실제로 섹스하는 행위 자체만 보면 이건 폭력이나 다름없다. 여성의 신체 일부를 무자비하게 찔러야 하는 남성의 신체 일부. 사랑과는 거리가 아주 먼 행위라는 것이다. 게다가 근본적인 종족번식의 이유가 아닌 쾌락 목적인 폭력을 정당화 시킬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저 섹스를 하기 위한 구실에 불가하지 않다. 내가 저 사람과 섹스를 하고 싶으면 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섹스는 오직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여자 입장에서는 섹스를 했기 때문에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될 확률이 높은데(진화학적으로 보면 임신가능성의 여부때문에) 원나잇 이후에 남자한테 연락이 없으면 이별 한 사람처럼 혼자 슬퍼하며 허탈감을 느낀다. 실제로 사랑하지 않았음에도 섹스만으로 여자는 사랑에 빠진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없는 섹스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유일한 점은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생각 할 수 있는 뇌가 있기 때문인데, 성욕에 발정나서 여기저기 섹스만 하면 그게 동물이지 사람이냐, 사랑이 밑바탕이 된 섹스를 해야 인간다운 것이라 말한다. 이렇게 자꾸 섹스와 사랑을 연관 지으니까 사랑없는 섹스를 하는 사람을 비하하게 된다. 인간답지 못하다고.


반대로 남자 입장에서는 원나잇은 사랑이 아닌 섹스로 끝이났다.

더 이상 여자와 연락하고 지낼 이유가 없다. 위에도 언급했다 시피 사람들이 원나잇에 쿨하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아니라는 것을 남자의 뇌야말로 가장 잘 알고 있다. (이럴 땐 참 고차원적이다) 남자가 원나잇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도 자기 여자는 그러면 안된다. 자기여자는 인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남자는 본인이 연애하고 사랑하고 결혼해야 할 여자를 '원나잇'과 연관 짓지 않는다.



2. 다음으로 중요한 조건은 '대화능력'이다.


20대 초중반은 이제 갓 사회초년생이 된 시점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대화를 나누는 대부분이 학교 친구들 뿐이다. 타인과의 대화가 미숙할 수 밖에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대화능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대화능력이 떨어지면 어떤 사람이 괜찮은 사람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고, 원나잇 상대를 이상한 사람으로 고를 확률이 높다. 사람보는 눈이 낮다는 건 대화능력이 떨어진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썸을 타는 상대는 대화를 통해서 어떤 사람인지 감이라도 잡지만, 원나잇은 정말 단 몇 시간에 그 사람을 간파해야 한다. 대화능력이 탁월해서 적어도 내 몸 하나는 지킬 정도의 여자여야 원나잇이 가능하다. 성병의 유무와, 피임방법에 대한 대화를 낯선 사람과 편하게 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호텔에 들어갔다가도 마음이 바뀌었다면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나올 줄도 알아야 하는데, 대화능력이 떨어지면 이런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다 후회만 남는 성관계를 가지고 만다.




내가 바라보는 원나잇은?

 

내 20대를 돌아보면 나 역시도 그러했다. 내 몸에 대해 몰랐고, 성병에 무지했다.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그때도 즐겨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친구들 사이에서였지 생판 모르는 타인과 만나자마자 내 섹스경험과 성적판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것은 부끄러운 일이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당시 나 또한 ‘사랑없는 섹스는 하지 않는다’라는 주의였고 덕분에 섹스에 대한 좋은 경험만 해서였을까?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내 20대를 나와 함께 건강하게 보내준 내 파트너들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30대, 40대, 50대의 원나잇은 20대의 원나잇과는 확실히 다르다.

오늘의 원나잇 상대가 내게 건강한 성생활의 활력을 만들어 주었다면 그날은 그냥 Happy Day가 되는 것이다. 20대 처럼 원나잇 자체에 혹은 원나잇 상대에게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게 된다. 내가 한 섹스가 좋았는가 아닌가의 문제만 가지게 된다. 삽입 바로 직전에 싫으면 싫다고 말 할 줄아는 뻔뻔함도 가지게되고, 성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부끄러움 없이 말 할 줄도 안다. 내 스무살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원나잇이 서른에 접어들며 가볍게 느껴지기 시작했던건 섹스와 사랑엔 아무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였다.

 

누군가는 순수함을 잃었다고 표현하겠지만 순수함을 잃었기 때문에 더 정열적인 섹스가 가능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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