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아유~
집주인이 싸게 주셨어요.
어린 나이에 대단하시네."
공인중개사 사장님의
오글거리고 부끄럽고 생소한 단어가 내게 주어졌다.
집주인?
집주인!
나?
한 두 번 듣다 보니
어깨에 힘도 살짝 주어졌다.
"여긴 저층이지만
필로티 위라 다른 아파트 4층이랑 비슷해요.
인기 동이라서 막힌데 없이 조망도 되고.
여기가 로열동이거든."
"아ㅡ"
내 집이 좋다는
공인중개사 사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입주 전 사전검사때 하던 사람들의 말들이 떠올랐다.
"여긴 저층인데도 뷰가 좋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서 내 집 정원 같겠어~"
그땐 무슨 말인지도 몰랐던 나다.
그 정도로 무지하고 조언받을 데도 없던 내가
어떤 용기가 났던 걸까.
분양당시만 해도
난방비 많이 나온다며 인기 없던 필로티가
완공 후엔 아이 있는 집들에겐 인기타입이 되어있었고.
난 졸지에 혜안을 갖춘 사람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웃긴 건.
그런 내가
벽지에 난 작은 흠집도
다 A/S 대상으로 접수시킨 거다.
누구나 쉽지 않은 소유지만
내게도 그러했기에 작은 돌 하나도 허용할 수 없었으니까.
하루에도 여러 번 등기부등본을 꺼내보며
배시시 웃기를 수차례.
지하철을 타서도
속으로 수십 번 외쳤다
나~~ 집 있다.
누구든 자랑하고 싶었던 마음만 채워진 나날이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다른 곳들은 오른다던데
거래는커녕 떨어진 나의 기념 같은 아파트.
"너네 아파트 좀 올랐어?
그것 봐.
거긴 안 오른다니까."
단지도 크고 이름도 있어야 사람들이 찾지."
"대출이자 낸다며. 지금이라도 팔아.
팔리 기는 해?"
걱정을 가장한 사람들의 참견에
지쳐갈 때쯤이었다.
"안녕하세요.
임차인입니다.
저희가 급히 이사를 가야 해서요.
부동산에 내놔주세요."
너무나 좋았던 소식에 전화를 끊고 비명을 지를뻔했다.
입주장 싸게 놓았던 탓에
월세로는 부족했던 대출이자였다.
월세와 월급을 합쳐 대출 이자를 내고 있던 나는
내 집만 오르지 않는 현실을 애써 외면했다.
그래 죽으라는 법이 없지.
그사이 시세가 제자리를 찾아
월세 전세가 올랐다고 한다.
행복하여라.
성공적인 내 집 마련 같았다.
그렇게 믿고 있던 순간, 전화 한 통이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