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위로 끝에 남은 질문, 그 괴물은 어디서 온 걸까
한번 뛰쳐나온 괴물은
온 집안을 삼킬 듯 헤집고 다녔다.
"지금 몇 시야?
그만 좀 울어!"
처음으로 아인이에게 소리 지른 그날의 난
날 선 목소리와
표독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날 띄고 있었다.
그런 내가 엄마였다.
"그만 좀 해.
그만 좀 하라고."
쾅.
문이 부서질 듯 방 안으로 들어간 난
성이 풀리지 않는 듯
아인이의 장난감을 던지듯 정리했다.
그럴수록 아인이의 울음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고
울음이 길어질수록
난 더 신이 나 춤을 추는 괴물을
끌어내릴 수가 없었다.
엄마.
엄마.
으왕-
많이 듣던 목소리.
내 아가-
그러자,
내 안의 깊은 곳에서 뭔가가 올라왔다.
따스한 온기가 뿌려지자
괴물은 고개를 숙였고
난 엄마로 돌아왔다.
그게 괴물의 첫 등장이었다.
아무 일도 아니었다.
33개월 아기라면 누구나 그렇듯
어린이집 등원보다는
당장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먼저였을 뿐이다.
아이를 슬픈 마음으로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온 난
키즈노트에 쓰인 선생님 말과 빨개진 눈으로 웃고 있는 아인이 사진에
울컥 울음이 터져 나왔다.
"어머님.
아인이는 어린이집에 와서 잘 놀고 있어요.
엄마한테 혼났다는데
걱정 마세요."
죄책감과
그동안 눌러 놓았던 내 안의 감정쓰레기들이
밀려올라와 날 쥐어짰다.
이제 실컷 울어!
응원하듯이.
"어머님.
많이 힘드시죠?
저도 아이를 키워봐서 알아요.
근데 예쁘잖아요.
이 예쁜 순간 금방 지나가요.
그러니, 많이 사랑해 주세요."
따스한 온기에
눈물이 넘쳐흘렀다.
그 손을 잡고
"감사합니다." 말하고 싶었다.
아이를 맡기면서 마음은 맡기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내가 부끄러워질 수 있어 감사했다.
"아인아~
아침엔 엄마가 미안해.
아직 아인이는 아기라서 더 설명해줘야 하는데.."
부끄러운 손으로
아인이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편지를 보여주자
"우와-
엄마 멋져.
이거 아인이야. 아인이"
세상 밝은 미소로 날 보며 웃는 아이를 보았다.
난 무슨 짓을 한 건가.
괴물이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나는 강해지기로 했다.
내 마음으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그 괴물은 어디서 온 걸까.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내 안에 있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