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다른 엄마들처럼 못할까.
"꺄르륵"
놀이터에서 울리는 내 아이의 웃음소리.
그 옆에서 온화한 듯 미소를 짓는 나.
"엄마. 사랑해요."
두 팔 벌려 안기는 아이의 체온에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힐긋.
주변을 보는 건 나만일까?
행복한 아이들 속에서
바쁘게 정보를 주고받는 엄마들.
늘 같은 얼굴로 같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엄마들의 날카로운 눈과 달리
가끔씩 터져 나오는 아이의 짜증과 칭얼거림에도
누구 하나 흐트러짐 없이 온화하다.
저들의 평화에도 분칠이 있는 걸까.
저들은 쉽게 하는 걸
왜 난 온몸으로 해내는 걸까.
시간이 흐른다.
하나 둘 떠나는 엄마와 아이들.
서서히 줄어드는 놀이터 공간에서
어느새 한숨이 새어 나온다.
"아냐 아냐.
안 갈 거야. 아인이 더 놀 거야."
입가에 미소를 띠며
아이의 짜증 섞인 칭얼거림을 뒤로 한채
아이 손을 끈다.
그녀들은 어떤 모습으로 집에 갔을까.
나와 같은 괴물이 되는 걸까.
아이가 놀이터를 떠나지 못하는 동안,
내 안의 광대는 분칠이 녹아내릴까 겁이 났다.
퇴근하고 싶은 건 나일까?
가면을 벗어던지고 싶은 괴물인 걸까?
힘겹게 마음을 쥐어 잡고 돌아오는 길,
내 안의 어린 내가 목놓아 우는 소리가 들렸다.
나의 힘겨움과 달리
내 손을 잡은 아이는 그새 다 잊고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달칵.
현관문이 열리자
내 온몸의 세포가 늘어졌다.
깨끗했던 거실이 장난감으로 흩어졌다.
"악!"
날카로운 장난감의 모서리.
발이 찢기듯 고통을 느껴서일까.
"어서 씻어!"
점점 날카로워지는 말투.
겨우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나니
밤 11시.
정신없는 집안 가득 퍼지는 내 한숨.
잠든 아이의 고요한 숨소리가
나의 초라한 소음을 지워내고 있다.
이 평화를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나라는 사실이,
잠든 아이의 뺨을 스치는 내 손끝을 얼어붙게 한다.
나는 내일 아침에도
다시 완벽한 광대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