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의 이야기들
어젯밤 딸과 남편 그리고 나는
무더위에 각자의 방이 아닌 거실에
모였다.(아들은 이미 방에서 꿈나라행)
딸과 나는 "00아~친구들 중에 시험기간에 편의점커피 마시는 친구들 있어?"라는 나의 물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됐다.
시험기간 커피를 마신다는 아이들을 이야기하며 카페인을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점점 다양한 주제들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의 연애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엄마의 어린 시절이야기, 아이가 태어났던 순간의 이야기, 아이의 더 어린 시절이야기 등등..
오랜만에 정말 너무나 오랜만에 오로지 딸과의 수다다.
미안해진다.
어릴 때는 딱 붙어서 책 읽어주며 이야기 꽃 피우다 잤는데 초등고학년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이런 시간이 거의 없었다.
옆에 누워서 아이가 관심 있거나 좋아할 만하거나 오늘 엄마에게 있었던 일이거나 다양한 주제들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데 왜 못했을까.
엄마랑 대화해 주는 귀엽고 고마운 딸
딸은 양옆에 아빠와(물론 이분은 휴대폰삼매경이었지만;;) 엄마가 온전히 집중해서 아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계속 이야기를 했다.
"양쪽에 엄마아빠 있으니까 너무 좋다"
흘리면서 한 말인데 마음속에서 울린다.
까르르까르르 웃는 소중한 아이.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2시간 가까이 수다로 잠들기 전 시간을 모두 채웠다.
딸은 "엄마 방에서 자지 말고 거실에서 나랑 같이 자면 안 돼?"
엄마가 거실에서 함께 잤으면 좋겠다는 말을 세 번이나 한다.
더위를 많이 타는 딸은 거실에 있는 에어컨을 찾아 나온 거고 나는 에어컨바람이 싫어서 방으로 들어가 잔다.
"엄마는 에어컨바람이 너무 싫어~머리 아파 ~"
그랬더니 "그럼 에어컨 끌게~~~"하고 바로 끈다.
더위 못 참는 딸이..
"ㅇㅇ아~엄마가 왜 좋아?"
"그냥~~ 엄마니까~~"
"ㅇㅇ이는 말도 사랑스럽게 하네~엄마도 0 0 가 딸이니까 너무 좋아"
힝~~ 또 감동한 바가지 안겨주는 말에 불 끄고
잠들때까지 꽁냥꽁냥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소중한 날. 감사한 날
.
.
불평불만이 많아지면
마음속에
삶의 감사할 여유와 여백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