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읽자마자 화가 난다고 생각하는 독자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실 글을 쓴다거나 블로그를 운영한다거나 강연을 한다거나 인터뷰를 한다거나 하는 등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나의 일상이나 나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이나 열정이 있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지는 않다.
그런 내가 브런치에 글을 써봐야지 하고 마음먹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요 근래 들어서 한국에 있는 나의 지인들이나 옛날 co-worker들, 또는 실리콘 밸리에서 함께 거주하고 있는 나의 비 개발자 친구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나도 개발자나 할걸"
"개발자 완전 땡보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막연하게 반박을 하기보다는 나의 땡보적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나의 일상의 부분들을 공유해볼까 한다.
물론 개발자라는 직업이 지금 각광을 받고 있고 매력적이게 보일 수 있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최소한 내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저런 말을 할 때는 개발자라는 직업을 이해했다거나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거나 해서 나오는 업무적 전문적 부러움이 아니라 출근을 11시에 했다거나, 주말여행을 가기 위해서 금요일에 일찍 퇴근을 했다거나, 우리 회사 밥이 공짜라거나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무심코 나오는 말들이었다.
브런치나 다른 지인들의 블로그를 보면 실생활에서 봤을 때는 욕하고 이해 안 된다고 했던 회사의 policy들을 글에서는 미화한다거나, 같은 회사 사람인데 회사내에서는 직원들이 욕하는 부분들인데 엄청나게 포장을 했다거나, X라는 목적으로 실행된 프로세스가 아닌데 대외적으로는 있어 보이려고 X로 설명한다거나 하는 글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래서 게으르다면 게으르고 부지런하다면 부지런한 개발자인 나의 관점에서, 그리고 실리콘밸리 또는 그 근처에서 지낸 지 6년 된 내 주위에서 본 사례들에 의거해서 최대한 미화되고 포장됨 없이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내가 네이버에서 읽었는데" "내 친구가 브런치에서 봤다는데" 실리콘 밸리는 정말 그래?
라고 많이들 얘기할 때 대부분 내 대답들이 "음... 그렇긴 한데 그런 이유에서는 아닌데" "그렇긴 한데 그게 좋지 않은데..?" 였던 부분들을 clarify 하고 싶다.
물론 내가 있는 곳이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무작정 그렇게 해서 실리콘 밸리에 아직 올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막연한 미화된 portrait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실리콘 밸리에 제가 와서" 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하며 실리콘 밸리에 오면 다 성공했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회사 생활을 하는것처럼 적어논 글들이 싫은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일해본 경험은 인턴 2번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개발자로서 한국에서 지내는 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비교를 한다라기보다는 그냥 실리콘 밸리의 이야기중 하나로 읽어주십사 하는 바램이다.
그럼 이제부터 나만의 가치관과, 나의 성향에 맞춰진, 지극히 나만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 직원의 실리콘 밸리 모습을 연재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