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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금귤 Oct 09. 2021

누군가가 떠난 다는 것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자

난 세상과 내 주변에 조금 무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들어간 SNS에서 지인의 장례식이 무사히 끝났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렇게 친했던 것도 그렇게 자주 만났던 것도 그렇게 가까웠던 사이도 아닌데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다는 건 기분이 참 이상하다. 


사람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떠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항상 그걸 외면하거나 생각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언제나 누군가를 떠나보낸 후의 후폭풍이 심한 편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 사람과의 인연은 2012년도쯤에 시작되었다. 우연히 들어간 기타 동호회에서 알게 된 사이로 초반에는 접전이 없어서 그렇게 친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연락도 주고받으면서 따로 만나기도 하며 친해졌다. 그래 봤자 1년에 한 번 정도 안부를 물으며 "언제 한번 봐야지~" 하고 보는 딱 그 정도의 사이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을 알게 된 만큼 그 사람이 해온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 연애 사정, 회사의 일 등을 알 수밖에 없었다. 비록 자주 연락하거나 만나지는 못했지만 기간이 길었던 만큼 나도 모르게 내적 친분이 쌓였었나 보다.


몇 년 전부터 SNS에 병원 사진이 자주 올라왔다. 나이가 있는 만큼 어딘가 아프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 사진과 영상 속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나 밝고 행복해 보였다. 그는 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일 테지.


한번 정도 연락을 했던 적이 있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모습에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 나는 그의 행동을 보고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은 나을 수 있는 병일 거라 넘겨짚어버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이 왔다.


그래서 그 SNS를 보니까 기분이 이상해졌다. 내가 그 사람과 친한 것도 가까운 것도 아니었지만 조금 더 연락을 하며 안부 정도는 주기적으로 물어볼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든다. 지금에 와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다만, 몇 년 전에 내가 치는 기타를 듣고 싶다고 했을 때 해주지 못했던 것이 생각난다. 인간은 후회의 동물이라더니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기고 나니, 난 세상과 내 주변에 조금 무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기 바쁘고 힘들어서 나만 본 것 같은 기분이다. 조금은 주변을 둘러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 연락도 하며 살아야겠다. 결국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겠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오늘은 주소록을 보며 그동안 연락하지 못한 지인들에게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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