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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금귤 Aug 24. 2022

언젠가 먹구름도 갤 테지

맑은 날이 올 거야


갑작스럽게 쏟아진 어느 오후의 비.



어두운 하늘에서는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난 하늘을 애써 외면하고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그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이다. 같이 우산 하나를 함께 쓰고 이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하늘이 개서 맑은 날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말도 못 하게 쏟아지는 폭우가 장마의 시작을 알렸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비는 엄청나게 내렸다가 그쳤다가를 계속해서 반복했다. 마치 내 마음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내내 내릴 줄 알았던 비는 그쳤다. 분명 이번 주 동안 계속 내린다고 했는데 며칠째 우중충한 먹구름만 가득할 뿐이었다.

나는 이틀째 우산을 들고나가는 중이다. 일부러 날씨 예고는 보지 않았다. 이젠 갑자기 내리는 비를 더 이상 맞고 싶지 않다. 그 무엇도 기대하고 싶지 않다. 당분간 하늘이 개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항상 우산을 들고나갈 테지.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맞는 게 익숙해질 때쯤, 흘려보낼 수 있을 때쯤 그때가 되면 그냥 집을 나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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