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월 13일에서 14일이 되는 순간
작고 소중한 이 행복이 계속되기를
"안 가고 뭐 해?"
툭 던져지는 그의 말에 나는 조금 슬펐다.
어쩌면 그도 이 힘든 와중에 약간은 나와 함께이고 싶지 않을까 생각했던 내가...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말과 행동이었지만 이상하게 오늘따라 곱게 지나치지 못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여느 때와 같이 헤어졌을 밤.
부리나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시간에 쫓기는 그는 나의 머리칼을 마구 헝크러트리더니 작별을 고했다.
욕심이 많아지는 걸까. 우리는 오늘 눈을 몇 번 마주치지도 대화를 많이 하지도 못했다. 그렇기에 나에겐 그의 손길이 그리고 포옹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어느덧 나의 헤어짐에는 공식이 생겼고,
그게 바로 그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과 포옹이었다.
부리나케 차를 돌리는 그를 보며 투덜거렸다.
"너무해!"
그러고는 애써 외면하며 집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다가 슬쩍 돌아본 뒤편에는 다시 세워진 그의 차가 보였다.
'치, 출발하는 거라도 지켜볼까'라고 생각하는 찰나
그가 차에서 내렸다.
그러더니 "너무해! 가 뭔지 알았어" 라며 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다. 나는 좋으면서도 툴툴거리며 포옹을 받았다.
꽈악- 꽈아악- 그의 향기가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기분이 좋아졌어!"
참 신기한 일이다. 오늘은 눈을 뜨자마자 우울했는데, 고작 이걸로 기분이 이렇게까지 좋아지는 게 말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간사하다. 하지만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의 마무리를 할 수가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