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아한 술꾼 Oct 30. 2015

아는 사람

내 인생 최대 허세, 그 후 이야기들

꾸준하게 잊을만하면 연락주시는 회사 선배가 있습니다.

3년전인가 퇴사하고 지금은 회사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고맙게 생각하다가도,

제가 일거리를 줄 수 있다고 보여지는 위치에 있었다보니,

진심으로 저를 아끼시는 것인지, 사업상 멀리 보고 저를 케어하시는 것인지 가끔은 의아했습니다.

실제로 연락을 기피하는 후배들도 생겼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일거리를 드리기는 커녕,

제가 일자리를 구하는 처지가 될지도 모르는데도

꾸준히 연락주시고, 사무실에 놀러와라 자주 말씀주시더군요.

그제서야 그 모든 일들이 진심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유쾌한 그분 성격에 맞춰

달달한 할로윈 기념 도너츠를 사들고

사무실에 찾아뵈었습니다.

그동안 사업규모도 커지고 안정화되어

사업 구조를 신나게 설명해주시는데

듣는 저도 기쁘고, 공부까지 한 느낌입니다.

물론 좋은 음식과 술자리가 이어졌지요.


회사에 오래 다닌 사람일 수록

일보다도 대인관계에 지쳐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어느 브런치 글에서 읽었습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지쳤던 저또한 이번 기회에

사람도 정리(?)해보자는 다소 웃긴 생각도 했었습니다.

회사를 통해 형성된 말그대로 업계 인맥을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인데, 이해 관계없이도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을 구분해보고 싶었던 것이죠.


이제와서 보니 정리할만한 인맥이라는 것이 있긴했나 싶습니다.

대부분은 일을 통해 만난 그저 아는 사람일뿐이었고

마음깊이 소통했던 분들은 제 마음속에서 이미 분류되어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일이기때문에 보기 싫은 사람도 봐야하고,

싫은 사람과도 웃었어야 하다보니, 소중한 분들께마저도

저의 피로함이 전달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당분간은 계속 보고싶은 분들과 아름다운 만남만 가지려고 합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보고싶다고 연락주신 분이 제가 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순간 허걱 하겠지만 그래도 찾아뵐겁니다.

바쁘고 피곤한 사회생활 속에서 짬을 내어 제게 연락 주셨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 혹은 애정에서 나오지 않으면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때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폐인 되지 않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