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의 여정

by 노란고구마


부서진 햇빛에 반짝이던 잎사귀

지나가는 바람에 툭 떨어지더니

어디론가 급히 서두르는 물살에

까마득히 휩쓸리고 뒤집히다가


기어코 쏟아지는 굵은 빗방울이

바닥에 닿도록 단단히 짓누르고

겨우 돌 틈에 위태로이 매달리어


아늑한 그날을 애써 그려보지만

어느 한 시기 찬란한 순간들은

흔들리는 일상에 닳아 옅어져서

정처 없는 고단함에 익숙해져볼까


느닷없이 끝난 여정의 마지막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였기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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