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는 사람

by 노란고구마


가위바위보
한박자 늦게 내서
일부러 져주고는
해맑게 웃는다

느린 걸음을
뒤따라 걸으면서
두 어깨를 감싸는
그늘이 되어준다

약속에 늦어
천천히 잘 오라며
언제나 그 자리에
묵묵히 기다린다

떨어진 컵에
먼저 내 손을 잡고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말한다

화가 났어도
다정한 눈빛으로
빙그레한 미소에
스르르 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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