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넘겨본 너와의 순간들이
온통 밑줄로 가득하다
무던히 덮어두려 한 이별마저
선명한 밑줄이 덧그어져
이제라도 지워보려 애쓰지만
애꿎은 종이만 구겨지고
사라지지 않는 희미한 자국도
울퉁불퉁 몹시 구겨져서
줄을 긋는 건 그리 간단했는데
결국 찢겨나간 모퉁이처럼
떨어져 나간 조각을 문지르다가
닳아 너덜거리는 추억들을
모르는 체 전부 찢어버리지도
붙이지도 못한 채 덮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