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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경 Oct 19. 2022

빗자루로 연매출 50억 원을 만든 작은 브랜드

단일 카테고리로 어마어마한 매출을 달성한 작은 브랜드의 성공 스토리는?

제품을 구매하시면 얼마나 오래 사용하시나요? 오늘은 한 명의 고객이 여러 개의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기보다는, 여러 명의 고객이 한 개의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겠다는 멋진 철학의 작은 브랜드를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마성의 빗자루 브랜드 "쓰리잘비"인데요.


쓰리잘비는 고객이 제품을 가능한 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게끔 완성도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출시 후 지금까지 30회 이상의 제품 업그레이드의 과정을 거쳤다고 하고요.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사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에 두고 제품을 기획했다고 해요. 그 결과, 탄탄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2022년 목표 매출인 50억 원을 이미 거의 달성했고,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육박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는데요. 쓰리잘비의 브랜드 스토리가 궁금해지시죠?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아요!





쓰리잘비 간단 요약


이래서 우리 눈에 들어왔어요!


1. 쓰리잘비는 끈질기게 '제품력'에 집중했대요.

쓰리잘비는 독특한 기획력만으로 만들어진 트렌디한 빗자루가 아니라 국내 특허 3개, 해외 특허 21개를 등록 또는 출원한 엄청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인데요. "없는 게 없다"는 요즘 세상에서 어떻게 이렇게 꿋꿋하게 제품에 몰두할 수 있었는지 알고 싶었어요.


2. '빗자루'라는 단일 카테고리로 연매출 50억 원을 바라보고 있대요.   

'빗자루'라는 단일 카테고리에서 단 네 가지 제품으로 어마어마한 성장을 만들어낸 쓰리잘비. 평균 객단가 3만 원 대의 생활 용품으로 어떻게 이런 훌륭한 성과를 냈는지 궁금했어요.


3. 2022년, 해외 시장 매출 비율이 전체 매출의 40%에 육박한다고 해요.

쓰리잘비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해외 시장 진출을 했는데요. 쓰리잘비만의 비결은 무엇인지 자세히 물어봤어요.




Chapter 1. 창업과 제품



Q. 어떻게 쓰리잘비를 만들게 되셨나요?


창업 전, 저는 대학에서 문헌정보학과를 전공한 후 연구원으로 일을 했었는데요. 아버지께서 20여 년 간 운영하시던 제조 공장의 경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게다가, 오랜 질병을 앓고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아버지를 포함한 모든 가족의 상실감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습니다. 집안의 고난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연구원으로서의 일을 멈추고 절박한 마음으로 아버지의 공장에 입사해 일을 도왔습니다.

(좌) 최경훈 과장 (우) 양혜정 대표

공장 경영을 돕다 보니, 제조와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는 사업을 새로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대학시절 아버지와 함께 만든 쓰리잘비의 목업을 우연히 발견했고, "이 아이템으로 사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쓰리잘비 목업 제품은 실제로 저희 집에서 화장실이나 방 청소를 할 때 너무나도 잘 쓰던 애정템이었거든요. 쓰리잘비의 시장성에 대한 확신은 전혀 없었지만 제품에 대한 애정이 무척 컸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꼭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에는 생산 자금이 부족했던 상황이라 곧바로 와디즈 펀딩을 준비했고요. 펀딩을 준비하는 6개월 내내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펀딩을 준비하면서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으로 사업을 한다는 게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깨달은 시기였죠.




Q. 쓰리잘비가 특허도 있는 제품이라고요?


쓰리잘비는 오랜 연구와 샘플링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춘 기능성 빗자루입니다. 특히 쓰리잘비의 가장 큰 장점은 4중 빗날인데요. 날 간격이 조금만 더 벌어져도 반려 동물의 미세모가 잘 쓸리지 않고, 날의 방향을 바꾸면 원하지 않는 위치에 털이 껴서 나중에 빼기가 힘들어요. 빗날 각도에 따라 팔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거나 잘 쓸리지 않기도 하고요. 각 요소들의 황금비를 맞추기 위해 최소 70번 이상의 샘플링과 목업 제조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고민이 반영된 덕에 단순해 보이는 빗자루임에도 매우 기술적인 특허인 '발명 특허'를 받을 수 있었어요. 실용성과 편의성을 최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담긴 특허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후기들을 참고하며 ‘어디에서 쓰이는지, 누가 자주 사용하는지’를 알아가며 상황과 용도에 맞게 최적화해나가고 있어요. 벌써 첫 제품이 출시된 이후로 30회 이상 제품을 업그레이드했죠. 사실 지금도 ‘최종 완성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나은 제품을 출시할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Q. 제품을 개선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저희가 와디즈에서 4번째 핸디잘비를 펀딩할 때 40명의 서포터스 분들을 모집하고 시제품 단계부터 피드백을 받았거든요. 심지어 그 당시에는 단톡방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제가 1:1로 모두 연락드리고 답변을 받았답니다. 귀찮으실 수 있었을 텐데도 정말 꼼꼼히 피드백 주셨어요.


그 덕분에 탄생한 핸디잘비는 굿디자인에 이어 특허청장상까지 받은 멋진 제품으로 탄생했습니다. 당시 저희와 함께해주셨던 서포터스 모든 분께 지금도 너무 감사드려요. 이때의 서포터스님들 중 몇 분들과는 아직도 가끔 인사를 나눕니다. 기회만 된다면 서포터스는 꼭 다시 진행해보고 싶어요.



Editor's Notes

양혜정 대표는 쓰리잘비를 소개하며 “떳떳함”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셨어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력과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30번 넘게 제품을 개선해온 집념을 보며 고객분들과 스스로에게 떳떳한 제품을 만드는 쓰리잘비의 단단한 철학이 느껴졌습니다.




Chapter 2. 판매



Q. 첫 펀딩부터 5,300만 원의 높은 펀딩액을 달성하셨네요.


정말 예상치 못했어요. 처음에는 펀딩액이 그렇게 높지 않았는데, 펀딩 시작 후 며칠이 지나면서 펀딩액이 빠르게 늘어나더라고요. 지난 6개월 간 제품과 콘텐츠에 몰입하여 준비한 보람이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쓰리잘비는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생소한 제품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제품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에 최대한 집중을 했거든요. 다양한 구도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틈틈이 영상 편집도 배워서 간단한 소개 영상도 만들었죠. 당연히 비슷한 카테고리의 다른 펀딩에 대한 스터디도 철저히 했고요.




Q. 2019년 와디즈 펀딩 이후, 다양한 판매 채널에 어떻게 입점하시게 되었나요?


와디즈에서 펀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니 카카오 메이커스, 각종 오픈마켓, 오늘의집 등에서 입점 제안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온라인에서 소문이 나니 홈쇼핑에서도 입점 제안이 왔고요. 와디즈 펀딩부터 홈쇼핑 입점까지 총 7개월 정도가 걸린 것 같아요.




Q. 홈쇼핑에도 입점하셨군요! 홈쇼핑 관련해서 공유해주실 만한 팁이 있을까요?


홈쇼핑은 장단점이 명확하니 목표를 잘 설정하셔서 진입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홈쇼핑은 순간 집중도가 높고 판매량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제품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파격적인 가격 혜택이나 구성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거든요.


저희는 홈쇼핑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매출보다는 홍보에 있었는데요. 따라서, 쓰리잘비를 위탁 판매하시는 다른 판매자분들과의 신뢰 등의 이유로 홈쇼핑 채널에 가격 혜택을 크게 드리지 못한다는 점을 확실히 했어요.       


그럼에도, 홈쇼핑 채널에서 감사하게도 쓰리잘비를 꼭 판매하고 싶어 하셨고 첫 번째 홈쇼핑에서 성과가 좋았어요. 그 이후 다양한 홈쇼핑 채널에서 꾸준히 연락이 와서 1년 안에 11개의 주요 홈쇼핑 채널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홈쇼핑 덕에 쓰리잘비를 많은 고객에게 알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금형에 투자할 기반이 형성되어 현재의 생산 구조를 만들 수 있었던 성장의 계기가 되었죠.




Q. 세계 최대 홈쇼핑인 미국 QVC 채널까지 진출하셨어요. 해외 진출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쓰리잘비는 애초에 글로벌 타깃으로 만든 제품이에요. 반영구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는 제품이다 보니 한 명의 고객에게 여러 번 판매하기보다는 많은 분들께 하나씩 판매하자는 전략을 세웠거든요. 당연히, 해외 MD분들에게서 연락이 오면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수출을 준비했습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이었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조금 더 협상력 있게 임할 수 있기도 했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TBlGI3qST_0

세계 최대 홈쇼핑 QVC의 쓰리잘비 소개 영상


이렇게 조금씩 해외 진출 테스트에 성공하다 보니, 규모가 점차 커지더라고요. 처음에는 일본 QVC 홈쇼핑에서 몇 번 방송되며 좋은 결과가 나왔었는데, 이걸 보시고 호주의 TVSN이라는 홈쇼핑에서 연락을 주셨고 인도네시아의 Legel, 프랑스의 TF1 등 다양한 국가의 홈쇼핑의 입점 제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에는 세계 최대의 홈쇼핑인 미국 QVC 홈쇼핑에서도 전 제품이 완판 되었죠.


해외 진출의 과정에서 저희가 정말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바이어 분들과의 소통이에요. 모든 바이어분들께 정성스럽게 쓰리잘비를 소개했고요. 쓰리잘비의 가치를 공감해주시는 바이어분들께서 다른 국가의 MD분들께 소개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다 보니 올해 매출은 글로벌 40%, 국내 60% 정도가 되었죠. 내년에는 비율이 역전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Q. 해외에 진출하는 와중에 위기도 있으셨다고요?


2021년은 해외 수출에 크게 집중했던 한 해라, 대규모로 제품 생산을 진행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선박 운행이 딜레이 되면서, 파트너사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시기와 제품을 판매하는 시기가 적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제품이 제 때 도착하지 못해서 바이어가 제품 구매를 취소한 적도 있었죠.


이 과정에서 현지에 제품을 보관할 공간이 얼마나 필수적인지 크게 느꼈어요. 현지 창고를 선 확보해두지 않았다면 다시 제품을 한국으로 돌려올 수 밖에 없어, 정말 큰 손해를 봤겠죠. 만약 소량 테스트가 아닌 본격적인 수출을 준비하는 분이 계시다면, 현지 창고를 반드시 확보해두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Editor's Notes

제품 론칭부터 해외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정성을 담는 쓰리잘비인데요. 6개월 간 정성스럽게 준비한 첫 와디즈 펀딩을 론칭할 때는 3년 후 세계 최대의 홈쇼핑 QVC에서 완판 되는 쓰리잘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진심을 다해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고, 이어지는 기회들도 침착하게 더 큰 성공으로 만들어가는 쓰리잘비의 모습은 개인적으로도 꼭 닮고 싶은 모습이네요.




Chapter 3. 마케팅과 브랜드 철학



Q. 고객의 폭이 넓은 것 같은데, 타깃 고객은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저희는 고객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시장의 반응과 리뷰를 꾸준히 살피죠. 첫 와디즈 펀딩에서 저희가 선정한 타깃 고객은 자취생이었는데요. 고객 문의와 SNS 후기를 보니, 많은 고객 분들께서 반려동물 털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첫 출시 때부터 이를 반영하여 제품을 개선했고,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후에도 반려동물 시장을 항상 염두하여, 핸디잘비와 미니잘비에는 POE라는 소재까지 더해 털을 더 잘 모을 수 있도록 만들었죠.

저는 리뷰를 일상적으로 봐요. 고객분들께서 남겨주시는 후기들은 쓰리잘비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유의미한 리뷰는 캡처해두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어떻게 제품에 구현할지 '리뷰 복기'를 남깁니다. 쓰리받기가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출시된 제품이죠.  




Q. 마케팅 비용은 어느 정도 쓰고 계신가요?


평소에는 매출의 5% 정도예요.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별도 이벤트가 있는 시기에는 10%까지 늘리기도 하죠. 저희는 정말 다양한 마케팅을 해왔는데요. 검색 광고, 영상기반의 퍼포먼스 광고(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광고, 라이브 커머스, 공동구매, 배너, 버스 지면 광고, 모델 광고   해본 마케팅이 없습니다.


그래도 역시 가장 기본이 되는 광고는 검색 광고와 퍼포먼스 광고라고 판단해서 지속하고 있어요. 이 두 가지 광고는 비용에 따라 자사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도 작은 브랜드가 관리하기에 가장 좋은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Q. 쓰리잘비의 브랜드 철학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세상을 더욱 이롭 게하는 멋진 철학을 가진 '어글리어스'와 같은 브랜드를 존경해요. 저희도 "어떤 환경에서든 허들 없이 고객의 편리한 생활을 서포트하는 제품들을 계속해서 선보이자"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요. 전력 충전 없이도 손쉽게 쓸 수 있는 아날로그 제품을 우선 출시한 것도 저희의 철학을 반영한 결정이었죠.


요즘 감사하게도 많은 국가에 수출을 진행하며 다양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마주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고객에게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는 훌륭한 품질의 "떳떳한" 제품을 여러분들께 더 많이 선보일 테니 기대해주세요!



Editor's Notes

쓰리잘비의 브랜드 철학을 들으며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세상에 선한 기여를 하는 ‘파타고니아’가 떠오르더라고요. 파타고니아만의 성장 방정식과 제품에 대한 단단한 철학이 쓰리잘비와의 인터뷰에서도 느껴졌는데요. 언젠가는 쓰리잘비가 라이프스타일계의 파타고니아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스몰브랜더에게 남기는 마지막 코멘트!


오랫동안 공장을 운영하신 어르신들께서 종종 "돌아가거나 느리게 가도 괜찮다. 천천히 오르는 산을 즐겨라."는 말씀을 해주세요.

쉬운 길이 좋아 보이겠지만, 함정이 있다는 진리를 알려주시는 거죠.


조급한 마음이 드실 수 있지만 그때마다 "세상에 쉬운 길은 없다."는 문장이 여러분의 단단한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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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현, 최용경

포토그래퍼: 신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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