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진주에서의 아나운서 생활은 처음으로 타지에서 혼자 살며 스스로를 단련하고. 나와의 대화를 나누며 성숙해 가는 과정을 가르쳐준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뉴스를 진행하는 매일 방송을 마치고 조그마한 편집실에 들어가 치열하게 모니터링했던 시간은 아직도 큰 자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면 더더욱 나를 지적해 주고 교정해 주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마음속으로는 어떠한 평가를 할 수 있지만요. 제가 코칭을 진행하며 '모니터링'의 장점을 강력히 말씀드리며 권해드리는 이유는. 내가 나를 바라보며 교정하는 것만큼 효율적이고 확실한 방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모니터링을 생활화하면 자연스럽게 메타인지 말하기를 하게 되고 나아가 메타인지 대화를 나누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당시 VCR을 앞으로 돌리고 또 반복 재생하면서 발음, 발성, 어미, 시선, 자세, 분위기, 말의 속도 등을 거의 초 단위로 분석하며 노트를 빼곡히 채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하루 교정할 점이 어찌나 많던지요. 아쉬운 점들을 발견하고 다음 날은 조금 더 나은 방송을 해보자. 결심을 하면서 스스로 용기와 힘을 내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들도 많았는데요. 팔만대장경 천년을 맞아 창원 총국에서 감사히 초청을 해주셔서 대형 스튜디오에서 특집 뉴스를 진행했던 것. 그동안은 성우께서 녹음해 온 장편 내레이션 의뢰 말씀을 듣고 감사히 참여하여 함께 KBS 본사 우수상을 받은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듯 합니다.
당시 썼던 일기를 보며 지금 저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살아가면서 매일 다가오는 순간마다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요. 돌아보니 더불어 그 순간마다 얼마나 묵묵히 이루어주신 것이 많은가 생각해 봅니다.
한없이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자녀에게 사랑을 주는 가운데 이번에 이거 하나 이루어 주지 않았다고 토라지면 참으로 실망하게 됩니다. 반면 별 것 아닌 일이었는데도 그때 참 좋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하면 없는 것도 만들어 더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건강하게 숨을 쉬며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서 평안히 잠자고 있고 아침에 먹을 양식이 있으며 무한한 꿈을 꾸고 감사할 자유가 주어지는 오늘. 그 안에 보이지 않는 얼마나 많은 고마운 일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는 것인지 다시금 떠올려봅니다.
십여 년 전 늦은 밤 모니터링을 마치고 외롭고 고독한 마음을 안고 매일 강가를 필사적으로 걸으며 미래를 다짐하고 꿈꾸며 마음을 다잡던 날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신기하게도 간절히 생생하게 그리는 일들이 이루어졌음에 감사하며 지금도 저는 꿈을 꿉니다...ing 꿈을 꿀 때 큰 힘을 주는 동력이 무언가 하니, 지금 이 순간의 참으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 감사하니 가만히 있기엔 흘러가는 주어진 시간이 귀하게 다가오는 덕분입니다.
모쪼록 오늘도 지금 이 순간의 행복과 기쁨이 가득히 함께하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