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윤지 Nov 12. 2023

작가 엄마의 밤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고 감사입니다


출산 후 쑴덩쑴덩 빠지는 머리카락만큼

기억력도 품덩품덩 사라지는 것만 같은 나날들.


불현듯 예고 없이 다가와주는 글감들을 놓칠세라

단어만이라도 기록하며 조금씩 메모해두었드랬습니다.


하나 둘 타자로 모아보니

어느덧 여러 장의 글이 되었네요.


엄마, 아내, 며느리, 작가, 강사, 아나운서 등

내가 선택한 여러 페르소나들은

삶의 여정마다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한때는 1순위를 위해 3순위가 포기하거나 희생하는 것이라 여겨왔는데,

글들을 찬찬히 읽어보니

값진 3순위를 위해 1순위가 다가와준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주어진 역할을 해내면서 배워가는 여정들이 서로 가르침을 주고 깨달음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간절히 찍어둔 이 점들이 모여

피카츄가 될지 꼬부기가 될지 갈가부기가 될지 켈리몬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점을 찍고 그림을 구상해 보는 이 시간 자체만으로도

행복이고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늦은 밤 가족의 새근새근 숨소리를 들으며

냉장고에 고이 모셔둔 아이스라테를 홀짝이며

작가 엄마의 밤을 남겨봅니다 사각사각.


모쪼록 평안하고 기쁜 밤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 주시매 깊이 감사드립니다^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