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아기 띠에 메고 부산하게 집정리를 하는 내게 아이가 말했다. 곧이어 내 손을 꼭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이끄는 아이에게 기분 좋게 끌려가며 하던 일을 멈추고 나도 아이의 손을 꼬옥 쥐었다.
그나저나 무슨 노래를 틀어야 하나. 아이는 눈치챈 듯 곧바로 말해주었다.
“엄마! 징글벨 징글벨 그거 말이야.”
‘아, 그거!’
유튜브로 90년대 스타일의 빈티지 캐럴을 틀자 아이는 앞에서 위트 넘치는 표정을 지으며 왈츠를 추듯 한쪽 손을 위로 들고 장난스레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이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주책맞은 엄마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눈가가 촉촉해져서는 얼른 침을 꿀꺽 삼켜버렸다. 아이를 빙글빙글 돌려주려면 이럴 때가 아니었다. 서둘러 왼손으로 두 손을 맞잡고 오른손으로는 식탁에 있는 카메라를 들었다. 몇 장면이라도 남겨보자.
두근대는 캐럴 멜로디가 흘러나왔고, 엄마가 든 작은 렌즈는 안 보이는 듯 이 순간에 푹 빠져있는 아이는 정말 아름다웠다. 곧이어 두 손을 가볍게 하고 나도 같이 춤을 추었다. 하늘나라 어느 은하수에서 두 아이들은, 지구별에 가면 즐겁게 춤을 출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손을 잡고 내려온 지도 모르겠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뿌려주는 꽃잎들을 모아 나뭇가지에 걸어두니 아름드리가 되어 햇살도 그늘도 산소도 향기도 되어 준다. 나도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삶의 유한함은,
순간의 무한함을 선물해 준다.
우리 만의 왈츠 시간. 엄마도 정말 즐거워^ㅡ^
형이 잠든 같은 날 밤. 엄마 아기띠에서 빙글빙글 춤추는 걸 좋아해 늦게 잠드는 거예요! 하고 말해주는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