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꿈.

by Sweetslow

아침에 눈을 뜨면 날씨와 뉴스를 보기 위해 티비를 틀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뉴스를 듣다보면 어느 새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나온다.

그 사람을 보면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나는 그 사람을 다 알지는 못 하지만, 그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 아나운서였다는 것.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내가 알던 그 시절부터 본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왔다는 것.

내가 아는 건 그게 전부였다.


우리가 알게 된 건 사실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그 당시 유행하던 메신저에 누군가가 친구 추가가 되어있었고,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낸 누구세요?라는 쪽지는 어느 순간 대화가 되었고,

같은 학교에 다녔던 우리는 종종 인사를 주고 받았다.


참 작았던 동네에서 그 사람과 나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었지만,

알면서도 알 수가 없는 관계에서 오는 약간의 편안함으로 관계를 이어갔다.

그 사람은 아는 선배들이 많았다. 아마 나도 그 중 한 명이었겠지만 나는 아는 후배가 많지 않았으므로,

나에게는 나름 특별한 존재였다. 그런 그 사람은 꿈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대학을 들어가고 나는 정신없어진 대학생활에서 그 사람의 존재가 희미해져갔지만,

어느 날 그 사람과 같은 대학에 들어간 친구들에게서 그사람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은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도 차츰 유명해지더니 아침마다 마주보게 되었다. 물론 나 혼자.


그 사람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시기어린 눈빛을 보내고, 그 사람과 함께 한 학창시절 속에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기저기 오간다. 같은 학교를 나왔으니까. 너무 작은 동네였다보니. 친구들이나 친구동생들의 이야기가 다 들려온다. 사실 오래되어서 그 사람과 했던 대화들은 많이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그 사람이 가졌던 꿈에 대한 진지함만은 잊기 어렵다. 그리고 그걸 이룬 지금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참 궁금하다. 어린 시절이 아닌 지금의 그 사람이.


나는 늘 응원할게.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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