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리처드 파인만
아인슈타인 이후 물리학계 최고의 천재라 불리는 리처드 파인만 교수의 물리학 강의록이다. 파인만 교수가 1960년대 초 캘리포니아 공대 학부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했던 기초물리학 강의록 가운데 현대인이 알아야할 '필수 교양' 물리학 주제만 골라 200여 페이지의 짧은 책으로 펴냈다. 파인만이 찬사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물리학의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물론 기초적인 물리학 용어 정도는 예습한 문외한들일 경우에 그렇다.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두 세 번 읽거나 꼼꼼히 요약 필기를 하면서 읽으면 황홀하고 즐거운 물리학의 세계를 씹고 뜯고 맛볼 수 있다. 여느 물리학 교양서들이 추구하는 트렌드(?)에 맞추어 방정식을 배제하고 일반인들이 읽기 좋도록 쉽게 출판된 책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발견한 지 100년이 넘었지만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여전히 '중력' 하면 뉴턴의 사과를 떠올리거나 당기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고 험하다는 의미다.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가 나온 지 60년이 넘어 이제 이곳 저곳 수정이 필요한 구식 교재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책에서 생전 듣도보도 못한 중요한 지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물리학 교양서를 몇 권 읽다보니 개인적으로 물리학을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레너드 서스킨드의 "물리의 정석"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중단했다. "물리의 정석"은 대학에서 정식 교재로 채택해도 손색없는 훌륭한 책이라고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칭찬한 책이다. 그러나 내가 오만했다. 아무래도 물리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최소한 고등학교 수학을 다시 공부해야겠다. 물리학을 좋아하는 마음이 고등학교 시절에 있었다면 얼마나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같은 의미로 영어, 수학, 라틴어, 철학을 좋아하는 마음이 진작에 생겼으면 얼마나 재미있게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겠지만, 매일매일 공부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마침 식탁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아이들이 끔찍한 대왕 꼰대를 만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선구적 삶은 반드시 세상의 박해를 이겨내야 하는 법이다. 성경에도 나오는 말이다.(루카 9:22) 좌우지간 물리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방정식을 각오해야 하겠지만, 나처럼 방정식 앞에서 하염없이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는 수포자들에게도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는 완전 재미있는 책이다. 파인만 교수가 유머감각이 꽤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물리학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환상적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필수 교양 물리' 이므로 반드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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