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와인취향

답답할 땐, 샤도네이

mandu의 와인 이야기 & 테이스팅 노트

by manduwinetasting

올해 봄은 유난히 더 짧게 느껴진다. 제대로 봄을 즐길 수 있는 여건도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로션을 사용해도 얼굴이 번들거리고 조금만 격하게 움직여도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면 여름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에어컨을 켜 두면 춥고 끄면 답답해지는 그 시점이 봄과 여름의 경계. 답답할 땐, 샤도네이지.


샤도네이 (Chardonnay)는 꽤 많이 알려진 품종으로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한다. 샤도네이를 샴페인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하는데 샤도네이로만 만들어진 샴페인은 블랑 드 블랑 (blanc de blancs)이라 부른다. 샤도네이 또는 샤르도네는 오크통 숙성 (aging) 후 느낌이 확 달라진다. 오크통 (oak barrel)은 와인뿐 아니라 위스키, 럼, 맥주 등 다양한 알코올을 숙성할 때 사용하는데 와인의 경우에는 미국, 프랑스, 슬로베니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제작한 오크통을 사용해 와인의 풍미를 높인다. 와인 양조 시 오크통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와이너리가 직접 오크통을 제작하는 전문가 (cooper)을 두기도 한다. 실버 오크 (Silver Oak) 와이너리도 오크통 제조회사를 소유하고 있어 직접 오크통을 만들어 와인 숙성 시 사용한다.


오크통 숙성 여부로 샤도네이의 맛과 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오크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샤도네이는 (unoaked) 쇼비뇽 블랑과 유사한 느낌을 가지며 살짝 단조롭지만 산뜻함과 깔끔함이 특징이다. 보통, 엔트리급 샤도네이는 오크통 숙성을 거치지 않는다. 오크통 숙성을 거친 샤도네이는 (oaked) 조금 진하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느끼해진다. 까라멜 캔디 같기도 하고 와인에 버터 큰 숟갈 넣은 듯하여 맛과 향이 과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오크통 숙성은 와인의 매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어떤 오크통을 사용하느냐, 그 기간을 어느 정도 두는가에 따라 샤도네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오크통 숙성을 하되 그 기간이 짧거나 오크통을 재사용하는 경우에는 버터 같은 느낌이 (buttery) 덜하기에 마시기가 수월해진다. 반면에 오크통 숙성을 오래 하거나 새로운 오크통을 사용한다면 바닐라나 캐러멜 향이 마구 올라오면서 강렬한 샤도네이를 느껴볼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고 취향껏 마시면 되지만 오크통 숙성을 거친 샤도네이를 잘 보관해두었다가 몇 개월 혹은 몇 년 후에 마신다면 완전히 다른 샤도네이를 맛볼 수도 있다. 강렬함이 밋밋하지 않은 부드러움으로 바뀐다고 해야할까.


KakaoTalk_20200507_161548469_07.jpg
KakaoTalk_20200507_161548469_02.jpg
KakaoTalk_20200507_161548469_01.jpg
KakaoTalk_20200507_161548469_03.jpg
KakaoTalk_20200507_161548469_05.jpg
KakaoTalk_20200507_161548469_04.jpg

(왼쪽 위부터) 올리비에 르플레이브 샤도네이, 아모르 드 도츠 (블랑 드 블랑 샴페인), 로베르 드노정 뿌이 퓌세, 쿠뮤 리버 에스테이트 샤도네이, 키슬러 소노마 마운틴 샤도네이 그리고 산디 벤트록 샤도네이



'화이트 와인에는 역시 생선요리나 회가 잘 어울리지.'

반쯤은 맞는 말이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은 와인과 매칭하면 괜찮지만 오크 터치가 꽤 들어간 화이트와 먹는다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비린 맛이 올라올 수도 있고 강렬한 화이트 와인으로 인해 생선 특유의 맛과 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생선요리에 얹은 소스나 양념에 따라 어울리는 와인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레드엔 고기, 화이트엔 생선이 어울린다고 말할 수 없다. 와인과 음식 페어링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회나 별다른 양념이나 소스가 없는 생선요리에는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은 (혹은 덜한)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 된다. 잘 모르겠으면 일단 마셔보고 어울리면 쭈욱 마시고 아니면 다음부터 같이 안 마시면 된다.



1. 올리비에 르플레이브 샤도네이 (Olivier Leflaive Chardonnay)

접근성 좋은 프랑스 부르고뉴 샤도네이.

2. 아모르 드 도츠 (Amour de Deutz, Blanc de Blancs)

샤도네이 100%로 만들어지는 샴페인으로 풍미가 어마어마하다.

3. 로베르 드노정 뿌이 퓌세 (Robert Denogent Pouilly-Fuisse)

적당한 오크 터치가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 샤도네이.

4. 쿠뮤 리버 에스테이트 샤도네이 (Keumu River Estate Chardonnay)

뉴질랜드 샤도네이에서 프랑스 부르고뉴의 느낌을 받았었다.

5. 키슬러 소노마 마운틴 샤도네이 (Kistler Sonoma Mountain Chardonnay)

미국 캘리포니아 샤도네이로 강렬한 아로마와 부케가 인상적이었다.

6. 산디 벤트록 샤도네이 (Sandhi Bentrock Chardonnay)

미국 캘리포니아 샤도네이로 미네랄리티가 꽤 느껴졌는데 잘 보관해두었던 탓에 훌륭한 밸런스를 보여주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