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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duwinetasting Jun 07. 2020

벨 에포크 (Belle Epoque) 찬란했던 그 시절

mandu의 와인 이야기 & 테이스팅 노트

무심코 고른 영화에 와인이 나온다. 제목이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 (Perrier-Jouet Belle Epoque)" 샴페인을 연상시키기는 하지만 시간 여행을 간다는 내용이 흥미로워 골랐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떼땅져 꼼뜨 드 샹파뉴 (Taittinger Comtes de Champagne)가 나오다니. 빅토르 아내 마리안느가 바에 앉아 방황하던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와 한 잔 하는 장면에서 샴페인 병을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 빈티지가 보일 정도로 가깝지는 않았지만 병의 모양과 레이블 형태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좋아하는 샴페인이다.


<카페 벨 에포크> 영화는 내가 접한 심오한 뜻을 품은 프랑스 예술 영화와는 달리 유쾌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주인공 빅토르는 강제 은퇴를 한 만화가이자 얼리 어댑터인 슈퍼우먼 아내와 성공 가도를 달리는 CEO 아들 틈에서 어쩔 줄 모르는 구박덩어리다. 과거를 그리워하며 현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빅토르는 가슴 뛰는 시절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 초대장을 받게 된다. 그가 돌아가고 싶은 찬란했던 시절은 아내를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그에게 영감을 주었던 아내는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 있었고 그를 한심한 늙은이 취급을 한다. 1970년대로 돌아간 빅토르. 어떻게? 197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자 빅토르는 열정 넘치던 20대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하루를 20대로 살아본 빅토르. 젊은 시절 아내 역할을 한 배우에게 마음이 움직이자 창작 욕구가 폭발하게 되고 빅토르는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된다. 무기력한 아버지를 다시금 예술가로 만들고 싶었던 아들이 독특한 이벤트 기획자인 친구, 앙투안에게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재현하는 이벤트를 의뢰한 건데 실제로 빅토르의 마음이 움직인 거다. 각종 무대장치, 조명, 배우, 최첨단 기기 등이 동원된 세트장에서 과거 시절을 재현하는 모습은 흥미로우면서도 상반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최첨단 시설에서 과거를 그리다니 말이다. 여하튼 이벤트 비용은 어마어마했으니 하루 이상을 보내고 싶었던 빅토르는 아들과 일하기로 결심하고 예술 창작을 계속한다.


빅토르가 사랑한 아내, 마리안느. 시간이 흘러 많은 것들이 잊히고 더 이상 재미도 열정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의 기억 속엔 여전히 사랑스러운 여자로 존재하는 마리안느. 빅토르의 벨 에포크는 아내를 만나 그림을 그리던 시절이다. 나의 벨 에포크는 지났을까? 지금일까? 아니면 다가오는 중일까?



1. 떼땅져 꼼뜨 드 샹파뉴 2006

Taittinger Comtes de Champagne 2006

블랑 드 블랑 샴페인 (샤도네이 100%)으로 우아하면서도 숙성된 맛을 보여준다.

시간이 많이 흘러 만난 친구, 지젤과 함께한 샴페인으로 통통 튀던 20대를 지나 성숙한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2.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 로제 2006

Perrier-Jouet Belle Epoque Rose 2006

샴페인 병이 너무 예뻐서 잊히지 않는다. 나의 좋은 시절도 잊히지 않을 테니.

연어 빛깔을 띠며 꽃향과 딸기향이 가득하다. 향기로운 좋은 시절!


3. 카페 벨 에포크 (La Belle Epoque)

영화 포스터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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