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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duwinetasting Mar 29. 2020

샴페인에 빠지다

mandu의 와인 이야기 & 테이스팅 노트

처음부터 샴페인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톡 쏘는 스파클링 와인 (sparkling wine, 발포성 와인)보다는 레드 스틸 와인 (still wine,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레드 또는 화이트 와인)을 더 선호하기도 했고 샴페인은 어쩐지 맛도 모르겠고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거품이 목젖을 건드리고 지나갈 때, 쿨럭하고 기침이 나기도 했으니깐.


'샴' 또는 '뽀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샴페인이 좋아지기 시작한 건 미국 여행을 하면서부터였다. 9박 10일의 여정 중 가장 더웠던 날로 기억한다. 그늘 진 테라스 쪽 자리를 잡고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맥주를 시켰다. 친구와 꿀맛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할리우드 연예인 포스를 풍기는 여성들이 들어왔다. 8명쯤 되었나? 테이블을 붙여야 해서 우리가 옆으로 자리를 이동했는데 호텔 매니저분이 샴페인을 골라보라면서 "this is on me!"라고 말했다. 공짜 술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서 그리고 사진 한 장 찍어두려고 모엣샹동 로제 (rose)를 부탁했다. 연한 핑크빛을 기대하면서.


그런데 와인 한 병을 들고 오는 게 아닌가. 조금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페리에 주에 그랑 브뤼 (Perrier-Jouet Grand Brut) 1병과 페리에 주에 전용 샴페인 잔.

낯선 여행지가 주는 설렘이 보태져 샴페인 맛은 최고였다.


    


출처: winefolly

모든 발포성 와인을 샴페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샴페인(champagne) 레이블을 붙이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전통적인 샴페인 양조법을 준수해야 하고 (Methode Champenoise) 대표적인 세 가지 포도 품종인 샤도네이 (chardonnay), 피노누아 (pinot noir) 그리고 피노 뫼니에 (pinot meunier)를 사용해서 만들어야 한다.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에는 다른 이름이 붙여진다. 스페인은 까바 (cava), 이탈리아는 프로세코 (prosecco) 그리고 독일은 젝트 (sekt).



5년 전 친구와 함께 마셨던 샴페인을 시작으로 샴은 내 일상을 함께 하고 있다.


잔에 따르면 올라오는 버블을 보는 재미.

은은하게 퍼지는 아로마.

영한 샴페인이 주는 상큼함.

묵힌 샴페인이 주는 깊이와 묵직함.

그리고 샴페인 한 모금이 주는 설렘과 행복.


It is amazing to see bubbles go up in a champagne glass.

Delicate aromas,

Vibrant young champagne,

Complicated and heavy-texture vintage champagne,

And, a tremor of excitement and happiness that a sip of champagne brings.


나는 샴페인에 빠졌다.

I am a champagne-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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