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의 점심식사는 찐 계란 두 알이다.
보글보글 물이 끓기 전에 계란을 깨끗하게 씻어 넣어두고 찬 물에 식혀둔다.
식힌 계란 껍데기를 살살 벗겨서 냠냠 먹고 목이 막힐 때는 따뜻한 차나 우유, 음료를 먹으면 그날의 점심은 끝!
나도 이렇게 간단한 식사를 선호하는 이가 아니었다.
점심 식사할 때면 늘 아이들과 함께라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몰랐지만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식사는 늘 균형 잡힌 영양 가득한 식사였기에 입안 가득 넣어주고 우물우물 씹어주는 게 만들어주는 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직장을 나가지 않는 주말이면 거하게 한상 차려주는 한정식 집을 좋아했으며 즉석에서 만든 따뜻한 음식을 참 좋아했다.
결혼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사 먹는 음식이 많아지며 한정식처럼 거한 상은 원하지 않을 만큼 무난한 식사로 바뀐 것도 있었다.
그런데 출산 후 아기가 태어난 후로는 차리는 것도 먹는 것도 먹고 난 후에 설거지를 하는 것도 일이라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식사하는 것을 찾다가 빵, 떡, 그리고 계란을 찾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시켜다 밥과 함께 먹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마저도 귀찮아 아침, 점심은 간단히 저녁은 푸짐하게 가 식사의 정석이 되었다.
덕분에 한창 빠지던 살들이 다시 정체기에 돌아온 것도 있다.
오늘도 남편의 치과 진료에 아가와 기다린 후에는 허기를 달래려 같은 건물 샤브샤브집에 들어갔다.
무한리필, 야채 말고 고기 포함! 무한리필 집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따라 맛있어서 와구 와구 열심히도 밀어 넣어 주었다.
“생각보다 맛있네!”
“그러게, 남자들은 친구들이랑 여기와도 되겠다! 며칠 전에 갔던 무한리필 부대찌개보다는 훨씬 건강하잖아!”
“그렇지!”
우연히 들어온 가게가 티비에 나온 맛집인 데다 샤브샤브, 월남쌈, 쌀국수, 죽밥까지...!
맛도 나쁘지 않고 그 덕에 오늘도 폭식이다.
아기가 있어 뜨거운 음식을 피했는데 한동안 못 먹던 음식을 먹으니 입맛이 살았고 어제도 그제도 모임이다 뭐다 계속 맛있는 걸 입에 넣는다.
“오빠, 나 아까 너무 배가 고파서 식은땀이 나더라니까~~애기 재우러 나갔다가 옆에 있는 다른 병원 카운터에 들려서 귤도 먹고 왔잖아”
아기가 울어 병원 진료에 방해가 될까 복도에 나갔다가 우연히 들린 병원에서 가져온 귤이었고 아가를 돌보면서 허기가 지고 식은땀이 난 다음날이면 감기가 걸렸던 경험이 있어 겁을 먹고 우걱우걱 먹어서 체력을 보충했단 얘기다.
한동안 살을 뺀다고 소식도 하고 몸에 좋은 것, 영양가 높고 살 덜찌는 것 먹으며 관리했는데 체력이 버티질 못하니 다 소용이 없다 싶었다.
집에 돌아와 체중계에 올라가니 오후에 쟀던 몸무게보다 1kg가 훌쩍 넘어간다.
“오빠, 나 저녁먹고 왔더니 살이 쪘나봐”
“나중에 다 빠져, 걱정마”
나중에 빠진다니...노력없이 어떻게 빠지나 그 말을 믿진 않지만 위로가 되는 거 같아 마음 한구석에 담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