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들어놨지?

(돌쟁이 아빠에게)

by 하얀곰

보험 가입이 되어있는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다.

남편이 위험한 행동이나 어딘가를 가고 싶어 하면 그 말에 책임을 지라는 말이다.


남편은 드라이브를 좋아한다.

결혼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집에서 3시간 거리인 강원도로 다녀왔다고 한다.

그곳에서 특별한 걸 한 것은 아니고 밤에 가서 커피 마시고 돌아온 적이 많을 만큼 드라이브를 즐기는 타입이다.

결혼 후, 아무래도 갈 수 있는 횟수가 줄었다.


어느 날은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고 하여

"타도 괜찮아, 대신 보험을 빵빵하게 들어놔"

사고 나서 무슨 일 생기면 안 되니 보험이라도 잘 들어두라는 나의 경고이다.


아기가 돌이 지나 아장아장 걷는 이 시점에서 남편의 지인 몇 명이 해루질을 하러 간다고 했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어패류를 잡는 것을 해루질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 시기에만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나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밤에 가는 야간 해루질을 아기와 할 수 있는가? 아기는 잠을 자야 하고 엄마는 그때 잠들지 못하면 다음날 피곤할 뿐이다.


가고 싶다는 남편에게 "다녀와"

"안 가면 좋겠어"

"위험하진 않을까?"

"나도 가고싶다"

"아기는 같이 갈 수 없겠지?"

"보험은 잘 들어놨지?"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던진 후에야 보내줄 수 있었다.


어두컴컴한 밤, 혹여나 바닷가에 들어갔다가 나오는게 어렵진 않을까, 험악한 누군가가 끼어서 납치 당하는 건 아닌가, 차 사고가 나진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은 뒤로 한채 아기와 깊은 밤 잠들어 버렸다.


무사히 돌아온 후에는 나에게도 자유시간이 생기는 것이니...


남편이여, 재미있게 놀다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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